올해 3월 1일은 3ㆍ1 운동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100년 전 일제의 식민 지배에 저항해 민족 대표 33인이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는 기미독립선언문을 발표했고 이후 3ㆍ1 만세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당시 일제는 시위대에게 총격을 가해 3ㆍ1 운동 이후 3개월 동안 7,500여 명이 사망하고 1만5,000여 명이 상해를 입었다. 3ㆍ1 운동은 독립 운동의 기폭제가 되어 일제의 식민 지배에 타격을 가했는데, 이후 일제는 식민 통치를 은폐하고 조선의 완전한 지배를 위해 학교에서 조선말 사용을 금지하는 등 민족 말살 정책을 폈다.
이에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민족의 얼인 우리글을 지키기 위해 한글의 맞춤법 체계를 통일해 작성한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제정하고 영화 ‘말모이’에서 소개된 것처럼 일제의 갖은 탄압에도 불구하고 사라질지 모를 우리말들을 모아 우리말 사전을 편찬하였다.
1945년 일제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이루었지만 그로부터 7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일본어의 잔재는 우리말 깊숙이 뿌리 깊게 남아 있다. ‘소데나시(そでなし→ 민소매)’를 입고 식당에서 ‘쓰키다시(つきだし→ 곁들이)’를 ‘와사비(わさび→ 고추냉이)’에 찍어 먹으며 ‘쿠사리(くさり→ 꾸중)’, ‘유도리(ゆとり→ 융통성)’, ‘똔똔(とんとん→ 본전치기)’ 등의 일본어를 마치 우리말인 양 사용하고 있으며 글을 쓸 때에도 ‘∼에 다름 아니다(ほかならない)’, ‘믿어 의심치 않는다(しんじぅたがわない)’ 등의 일본어 번역 투 표현을 고상한 표현인 양 사용하고 있다.
3ㆍ1 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평소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글에 일본어의 잔재가 남아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아야 하겠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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