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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기후변화 막자” 소매 걷은 10대들 동맹 휴교 미국 상륙

입력
2019.02.24 15:30
수정
2019.02.24 19:0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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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위태로운 건 우리 세대”… 30개주 1만명 3월 15일 휴교 예고

알렉산드리아 빌라세노르(맨 왼쪽)을 비롯한 미국 10대 청소년들이 뉴욕 유엔 본부 앞에서 ‘기후를 위한 휴교’라는 팻말 등을 들고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빌라세노르 트위터.
알렉산드리아 빌라세노르(맨 왼쪽)을 비롯한 미국 10대 청소년들이 뉴욕 유엔 본부 앞에서 ‘기후를 위한 휴교’라는 팻말 등을 들고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빌라세노르 트위터.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뉴욕의 유엔 본부 건물 앞에선 1인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주인공은 13세의 알렉산드리아 빌라세노르. 지난달 북극 한파가 닥쳤을 때도 어김없이 자리를 지켰던 그는 금요일이면 학교를 쉬고 시위에 나선다. 기후 변화에 맞서 즉각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처음 그의 시위에 무관심했던 미국 언론들도 확산 조짐을 보이는 10대들의 휴교 운동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빌라세노르가 이끄는 ‘미국 청년 기후 파업(US Youth Climate Strike)’이 조직하는 ‘3월 15일 휴교’에 미국 30개 주 1만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전했다. 빌라세노르는 최근 각종 인터뷰를 통해 “우리 세대는 기후가 변화된 세계에서 살아야만 한다. 위태로운 건 우리 세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0대들의 ‘금요일 동맹 휴교’가 미국에도 상륙하며 글로벌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고교 총기 참사를 계기로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10대 활동가들의 등장에 이어 기후변화 문제에서도 10대들이 팔을 걷은 것이다.

기후 변화에 맞선 금요일 휴교는 이미 유럽에서 들불처럼 번진 양상이다. 지난 15일 영국에서는 60개 도시 1만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등 스웨덴,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핀란드 등 곳곳에서 7만여명이 동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운동을 처음 주창한 이는 스웨덴의 10대 그레타 툰베리(16)다. 툰베리는 지난해 9월 스웨덴 총선을 앞두고 학교 대신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휴교’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고 총선 이후에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금요일 휴교 캠페인을 벌였다. 툰베리는 지난해 12월 제24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 연설하는 등 10대 운동의 기수로 떠올랐다. 미국에서 툰베리의 목소리에 가장 먼저 호응한 이가 빌라세노르다. 지난해 노스캐롤라이나를 방문했다가 대형 산불을 직접 경험하며 천식을 앓았던 그는 이후 기후 변화에 대해 공부하다가 툰베리의 연설을 듣고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툰베리를 비롯한 10대들의 시위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배후에서 주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최근 벨기에 환경부 장관이 이 운동을 두고 배후 세력에 의해 기획된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여론의 비판으로 사임하기도 했다. 툰베리는 그러나 인터뷰에서 “부모가 나를 세뇌시켰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가 우리 부모를 세뇌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가 영향을 받은 것은 부모가 아니라 지난해 총기 참사를 겪었던 파크랜드 고교생들의 총기 규제 운동이었다고 한다. 미래를 지키겠다는 10대 사회 운동이 꼬리를 물며 진폭을 넓혀가는 셈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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