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국경 지역에서 하노이로 이어지는 도로가 통제된다. 특별열차로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입국한 뒤 하노이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경호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22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베트남 교통부(MOT)는 베트남 북부 랑선성 동당으로부터 하노이로 이어지는 1호선 국도 등 도로에 대한 통제를 베트남도로총국(DRVN) 등 산하기관에 지시했다.
교통 통제는 2단계로 이뤄진다. 1차 통제는 25일 오후 7시부터 26일 오전 6시까지이며 이 시간에는 10톤 이상 트럭, 9인승 이상 차량 등 중형 이상 차량들에 대해 통행이 금지된다. 이어 이후 시간부터 오후 2시까지는 모든 차량의 통행이 금지된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동당에 25일 밤 또는 26일 새벽에 도착, 낮 시간에 하노이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동당역에서 하노이 시내 정부 영빈관까지는 170㎞ 거리지만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해 차로 3시간 반 가량 걸린다. 현지 외교가 소식통은 “밝은 낮 시간대 이동하는 동안 주변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열차를 이용해 김 위원장이 하노이 시내 자럼(Gia Lam)역까지 이동할 수 있지만, 굳이 동당역에서 내려 차량으로 이동하는 배경에는 노후한 베트남 철도가 있다. 방탄 처리돼 일반 다른 열차보다 무거운 특별열차가 통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측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해당 구간 중 일부 구간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철도 이동시 가장 우려됐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동당역에서 자럼역까지의 철로는 152㎞로, 7개의 교량과 8개의 터널을 지난다. 교량 7개 모두 더한 길이는 608m로, 대부분 작은 것들이다.
특별열차가 25일 밤 또는 26일 새벽에 중국베트남 국경을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평양에서 23일에는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은 23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베트남 방문 기간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장이 있는 박닌성과 꽝닌성을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닌성은 베트남 당국이 26일 차량통행을 전면 통제하는 국도 1호선 선상에 있다.
앞서 김창선 부장은 지난 17일 하노이를 벗어나 박닌성 삼성전자 공장 주변을 둘러본 바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하노이로 이동하는 길에 삼성전자 공장을 전격 방문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은 또 북측 대표단이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을 점검했지만, VIP 방문을 준비해달라는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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