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문재인정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도 오히려 소득분배가 악화된 데 대해 “밤잠을 못 자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임 강연회에 초청돼 강연을 하는 자리에서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실장은 이날 민주당 내 경제 공부모임인 ‘경국지모’에 초청돼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실장은 전날 발표된 2018년 4분기 소득 부문 가계동향 조사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 것을 보고 “국민에게 송구스럽다. 단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발언했다.
강연 이후 이어진 소득재분배 관련 질의응답에서 참석 의원들과 김 실장 간 사소한 설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이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재분배를 더 악화시킨 것 아니냐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진인 오제세 의원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오히려 양극화가 심해졌으니 대책과 메시지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주문했고 이에 김 실장은 “저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도) 집값이 올라 잠을 못 잤다고 발언했듯이 저도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된 것을 보고 잠을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분위에 구조적으로 고령자나 비취업자들이 많아 (최저임금 인상에도) 그런 결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최저임금 관련 기조나 정책 변화 언급은 없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