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송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한 남자가 벌인 야산 도피행각과 이에 얽힌 사연에 대해 파헤쳐 본다.
지난 15일, 전남 고흥의 한 시골마을에 사는 A 씨는 집으로 가던 중 수상한 물체를 발견했다. 폐가 뒤 야산에 정체 모를 동물 같은 게 쓰러져 있던 것이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간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수상한 물체의 정체는 실신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그의 몰골은 해골처럼 마른 데다 두 발은 심한 동상에 걸려 있었다. 실신한 사람의 얼굴을 확인한 A 씨는 다시 한 번 깜짝 놀라고 마는데, 그는 바로 28일 전 사라져 온 동네 사람들이 애타게 찾던 주민 63세의 고 씨(가명)였던 것이다. 과연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고 씨(가명)는 경찰이 지난 한 달간 애타게 찾던 인물이라고 한다. 그가 발견되기 28일 전인 지난달 18일, 그는 이혼 소송으로 별거 중인 아내를 찾아가 아내의 머리를 망치로 내려쳐 큰 상해를 입혔다. 아들의 신고로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된 그는 자신의 1톤 트럭을 몰고 도주하기 시작했고, 해안가 벼랑 끝에서 경찰에게 잡힐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때 경찰이 다가오는 걸 확인한 그는 그대로 트럭을 몰고 낭떠러지 아래로 돌진했다. 수직으로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진 고 씨의 트럭은 다행히 낭떠러지 중간에서 나무에 걸렸지만 그는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경찰은 헬기와 민간 잠수부, 산악 구조견까지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고, 마을 사람들까지 총동원되어 몇 주간 고 씨를 찾아 나섰지만 아무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게 고 씨가 감쪽같이 사라진지고 28일 만에 그가 돌아온 것이다. 대체 어떻게 그 많은 수색대를 피해 그는 한 달가량을 숨어 지낼 수 있었던 걸까?
밤이면 영하로 떨어지는 추위와 먹을 것 없는 겨울 산 속에서 60살이 넘은 고 씨가 28일 간 생존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그는 어디서 추위를 피했고, 산 속에서 무엇을 먹으며 한 달 가량의 시간을 버틴 것일까?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생존 전문가와 함께 고 씨가 사라진 절벽부터 산 속, 발견된 지점까지 고 씨의 행적을 되짚어가며 그의 생존 미스터리를 풀어본다.
취재 도중 만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마치 끔찍한 폭행을 저지른 고씨를 오히려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듯 보였는데, 게다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마저 가해자인 고 씨의 심정을 이해하는 것 같은 발언을 까지 했다.
이들은 왜 고 씨를 두둔하고 있는 걸까? 아내를 망치로 내려친 그 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궁금한 이야기 Y'에서 확인해본다.
진주희기자 mint_pea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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