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야동’에 빠졌다는데 어쩌나”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야동’에 빠졌다는데 어쩌나”

입력
2019.02.23 13:00
0 0
게티이미지뱅크

“그 집 아들이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야동’(야한 동영상)을 돌리고 있다고 하네요. 아이 좀 관리 잘하세요.”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모(39)씨는 최근 아들 친구 엄마에게 주의를 받고 충격에 빠졌다. 아빠를 닮아 덩치는 크지만 아직 초등학생인 아들이 음란물에 빠져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자아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소아청소년기에 이른바 ‘야동’에 중독됐다면 부모와의 관계가 좋은지, 아이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지,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지 등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이승엽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어려서부터 음란물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이 조기에 성관계를 경험, 청소년 임신과 성병감염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란 동영상에 중독된 아이들은 집안에 아무도 없을 때나 야밤에 몰래 시청하기 때문에 부모들이 아이가 실제로 즐겨보는지 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아이가 부모와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고, 우울감이 높고,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과도하다면 음란물에 집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아이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이 교수는 “과거와 달리 아이가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은 많은데 방문주소 기록이 별로 없다면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기질이나 질환도 영향을 미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평소 충동적이거나 불안감이 심한 아이가 음란 동영상에 노출되면 몰입하기 쉽다고 말한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고 있는 남아도 위험군에 속한다.

이 교수는 “각종 연구에 따르면 성별로는 남아가 여아보다 오프라인은 4배, 온라인은 7배 정도 음란물 추구율이 높다”며 “남아들이 성장하면서 이성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지만 음란물에 집착하게 되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등 왜곡된 이미지가 형성돼 성인이 된 후 이성교제는 물론 가정생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란 동영상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교수는 “꼭 필요하지 않으면 스마트폰 구입을 최대로 늦추는 것이 최선”이라며 “아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음란물 차단 애플리케이션과 자녀의 인터넷 사용기록을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초등학생의 경우 부모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중ㆍ고등학생의 경우 부모가 지나치게 혼을 내면 수치심과 반발력이 커져 문제해결은커녕 집착할 수도 있으니 적당히 주의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엣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