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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에… 현대ㆍ기아차, 러시아 질주 제동 걸리나

입력
2019.02.21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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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라시아경제연합, 올해 세이프가드 조치 검토 

 현실화되면 현대ㆍ기아차 현지 공장 가동 차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기아차 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대기아차 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 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의 보호무역주의 때문에 러시아 시장에서 급성장하던 현대ㆍ기아차의 질주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부과 가능성과 중국 사드 보복 여파로 양대 해외시장의 올해 자동차 판매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올랐던 신흥시장까지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져 현대ㆍ기아차로선 고전이 예상된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의 지난해 러시아 시장 판매량은 40만7,500대로 2017년보다 16.6% 증가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에도 2만6,716대를 판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을 10.8% 늘렸다. 이는 현대ㆍ기아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전량 생산하는 현지전략형 모델인 기아차 리오, 현대차 크레타ㆍ쏠라리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당 모델들은 지난달 각각 현지 모델별 판매 순위 3~5위를 기록했다”며 “러시아의 자동차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현대ㆍ기아차도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유라시아경제연합이 올해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추진하면서 이런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현대ㆍ기아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필요한 자동차용 철강재는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납품하고 있는데, 세이프가드가 실시되면 철강재 수급에 차질이 생겨 공장 가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동차용 강판은 첨단기술을 통해 강도 등 높은 수준의 품질을 맞춰야 하는데 현대ㆍ기아차가 러시아 내에서 한국산 철강재 수준의 품질을 갖춘 물량을 조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와 현대차, 포스코, 현대제철은 지난 1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 철강 세이프가드 공청회에 참석, 자동차용 철강재는 조치 대상 품목에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했다. 유라시아경제연합 지역의 철강재 생산으로는 현대ㆍ기아차 현지 공장의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자국 기업들이 1년 정도만 준비하면 현대ㆍ기아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 필요한 철강재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현지에서 현대ㆍ기아차 판매량이 늘어나자 부품 및 원자재 공급 라인에 자국 기업들을 넣으려는 시도”라며 “중국 정부가 현대차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의 하청기업들을 자국 기업으로 바꾸라 요구하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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