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장기 공전시키며 민생ㆍ개혁 법안 논의 및 처리를 내팽개친 거대 양당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0일 “나라가 아주 어수선하다”며 양당이 이전투구(泥田鬪狗) 중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손 대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대통령 측근 한 명 살리겠다고 사법부 권위를 훼손하고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대원칙에 정면 도전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한국당을 향해서도 “전당대회는 온통 극단적 지지자들에 의한 극우정치의 잔칫상이 되고 있고, 5ㆍ18 망언으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여야 양당을 향해 “민생과 경제를 위해 정략적 이해관계는 버리고 오늘이라도 국회를 정상화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은 19일 국회의원 전원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국회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다. 싸워도 국회에서 싸워야 한다”며 즉각적인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국회는 양당의 극한 대치로 2개월째 개점 휴업 상태다. 27일로 예정된 한국당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재 국회에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넘어온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을 비롯해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3법, 체육계 성폭력 근절을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소상공인기본법 등 시급한 민생 현안이 산적해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사법 개혁 등 각종 개혁 법안도 마무리해야 한다.
여야가 정략적 이익에 매달려 식물국회를 방치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 통과가 미뤄져 3월 새학기부터 재개될 것으로 보였던 초등 1ㆍ2학년 방과 후 영어수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1월 합의안 도출을 목표로 했던 선거제도 개혁 역시 표류 중이다. 이렇게 일손을 놓고 있으면서도 여야 지도부는 최근 미국을 다녀오고 세비도 꼬박꼬박 챙겼다. 양당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즐기는 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문 의장과 손 대표의 지적대로 기득권 양당은 당장 국회를 열어 산적한 민생 현안을 처리해야 한다. 민생을 외면한 국회는 존재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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