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억울함 풀어달라”
국민청원 글에 4만8000명 동의
‘고등학생 아들이 또래 1명에게 폭행을 당해 심각한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가하학생은 해외여행까지 다니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18일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새 4만명이 넘게 동참했다.
피해학생의 엄마라고 밝힌 글쓴이는 청원 글에서 “아들이 지난해 의정부에 있는 고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돼 또래 1명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장이 파열되고 췌장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 학생은 ‘여자친구를 모욕했다’는 거짓말을 듣고 아들을 무차별 구타했다”며 “가해학생은 수년간 이종격투기를 배워 몸이 탄탄하고 아들은 키 167㎝ 정도의 작은 아이였다”고 하소연 했다.
이 엄마는 “아들은 당시 가해 학생에 의해 노래방 등으로 끌려다니다가 다음날에야 병원에 이송됐다”며 “5명 중 4명이 죽고 1명만 산다는 수술이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하늘이 무너졌다”고 당시 참담한 심경을 털어놨다.
수사기관의 부실수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가해 학생의 아버지가 고위직 소방 공무원이고 큰아버지가 경찰이 높으신 분이어서 인지, 성의 없는 수사가 복되었고 검사님과 판사님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 아들은 사망 각서를 쓰고 수술을 받을 정도의 심각한 상황인데, 살인미수인 가해자는 겨우 집행유예 2년에 사회봉사 160시간이 전부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엄마는 특히 “아들을 간호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등 1년간 지옥에서 살았다”며 “그러나 가해 학생은 자신의 근육을 자랑하는 사진을 올리고 해외여행까지 다니는 등 행복하게 살았다”고 치를 떨었다.
그는 “음악적인 재능이 뛰어난 아들은 지금 악기를 들 수도 없는 상황이 됐고 공황장애까지 생겨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발작한다”며 “너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우리 아들 **이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이 글은 19일 오후 3시 현재 4만8,000여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30일간 이 글에 동의한 사람이 20만명을 넘으면 청와대가 공식 답변해야 한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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