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철-비건 의제 협상 임박… ‘영변 폐기-상응 조치’ 합의문 초안 조율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북미 양국의 의전 협상팀이 회담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의제 협상팀도 하노이를 향하고 있어 21일 전후로 본격 협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다룰 의제를 두고 미국과 협상을 벌여온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는 정상회담 개최지인 베트남 하노이로 가기 위해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北京)에 19일 도착했다. 김 특별대표 일행은 베이징에 1박한 뒤 20일 하노이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특별대표의 베이징행에는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 직무대행,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이 함께 했다.
김 특별대표가 하노이에 도착하면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위한 북한의 의제 및 의전 담당 총책들이 모두 하노이에 집결하게 된다. 북측 의전 책임자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이미 하노이에 머물고 있고 미국 측 의제 실무협상팀 가운데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등도 지난 17일 베트남으로 향했다.
김혁철 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9일 또는 20일 하노이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늦어도 이번 주말부터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김 특별대표와 비건 특별대표, 김창선 부장과 대니얼 월시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각각 의제와 의전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실무협상이 낮은 급에서 먼저 진행된 뒤 특별대표 간 회담으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북미는 의제 협상의 경우 2차 정상회담 합의문 초안 도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ㆍ검증과 미국의 상응 조치를 중심으로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 합의에 이어지는 구체적 이행 조치를 얼마만큼 담아낼 지가 관건이다.
한편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하노이 시내에는 19일 오전부터 미국과 북한은 물론 개최국인 베트남의 국기가 나란히 걸리기 시작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방문을 준비 중인 김창선 부장이 묵고 있는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 주변에도 인공기와 성조기, 베트남의 금성홍기가 나란히 걸렸다. 국기 아래에는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상징하는 엠블럼도 처음으로 걸리며 공개됐다. 파란색 원안에 두 손이 마주 잡고 있는 모습이다.
베트남 당국은 하노이 시내 곳곳에 북미 정상회담을 알리는 대형 입간판도 세우기 시작했다. 입간판에는 북한과 미국 국기 아래에 북한과 미국의 공식 영어 호칭인 DPRK와 USA가 함께 적혀있고, 그 아래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을 뜻하는 영문 표기(HANOI SUMMIT VIETNAM)도 쓰여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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