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첫 조사에서 “작동 안 했다” 했다가 부검 결과에 “움직였다” 진술도 번복
설 연휴 포스코 직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당시 숨진 직원에게 교육을 받았던 인턴사원이 경찰에 입건됐다. 인턴사원은 경찰 첫 조사 때 “기계를 조작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1차 부검 결과 장기 파열로 나오자 “기계를 조작했다”고 번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19일 포스코 직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과실 혐의가 있는 인턴직원 A(28)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40분쯤 포스코 포항제철소 신항만 5부두 지상 약 35m 크레인에서 포스코 직원 B(56)씨 사망 사고에 과실이 있다는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를 받고 있다.
B씨는 A씨에게 크레인 교육을 하던 중 기계실 점검을 위해 운전실에서 나갔다가 연락이 두절된 후 쓰러진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당시 포스코 등은 A씨의 진술과 외상이 없는 점 등을 미뤄, B씨가 사고로 숨졌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틀 뒤 1차 부검 결과 기계 흡착에 따른 장기 파열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처음 경찰 조사에서 크레인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부검 결과로 산재 가능성이 높아지자 크레인을 조작했다고 진술을 바꿨다.
경찰 관계자는 “기계가 움직여서 B씨가 숨졌는데 당시 기계를 움직인 사람은 A씨 외에는 없다”며 “A씨는 첫 조사에서 당황한 상태여서 크레인을 조작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이후 B씨가 연습하라고 해 크레인을 조작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안전분야와 제품 출하 관련 3개 부서에서 업무 매뉴얼과 작업일지 등을 압수한 뒤 분석하고 있다. 특히 근무자들의 규정 준수 여부와 사고 후 구호 조치 여부, 감독자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B씨 사망과 관련한 부검 결과와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가 나오면 처벌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김한섭 포항남부경찰서장은 “A씨에 대해 구속 또는 불구속 여부를 정하지 않았고 형사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다”며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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