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탄력근로 논의 하루 연장
노사 이견 크지만 접점 없지 않아
국회, 생산적 논의 조속히 시작을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문제를 놓고 노사 합의 도출을 위해 대화를 진행해온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노동시간 제도 개선위원회가 18일 마지막 회의를 열었으나 논의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경사노위는 19일 하루 더 합의 도출을 시도한 뒤 공을 국회로 넘긴다.
탄력근로제는 노사가 합의할 경우 일정 기간 내 평균 노동시간을 최대 주 52시간인 법정노동시간에 맞추어 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하지만 프로젝트 등 일정 기간 집중 노동이 필요한 사업체의 경우 현재 최대 3개월인 이 제도 적용 기간으로는 부족하다며 경영계가 반발해 연장 논의가 촉발됐다. 지난해 말 경사노위 출범 때 위원회가 구성되자 국회가 경사노위에서 먼저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해 이날까지 전체회의만 8차례 열렸다.
그동안 경사노위 논의 과정에서 쟁점이 좁혀진 부분이 없지는 않다. 노동계의 경우 탄력근로제 기간 연장을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 경우 임금 보전과 건강권 보호를 어떻게 할지 법규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노동계 요구사항은 노사 협약으로 정할 일이지 법에 명시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대신 탄력근로제의 노사 합의 문턱을 낮춘다면 건강권 보호나 임금권 보전도 고려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노사 현안이 한둘이 아닌데 탄력근로제만 가지고 언제까지 씨름할 수 없는 노릇이다. 쟁점이 분명해진 만큼 자기 이해만 고집하지 말고 이제는 노사 모두 타협안을 고민해야 한다. 노동계의 경우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수용하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연속 휴식시간 보장 등의 제도 보완을 요구할 수 있다. 수당 보전은 노사 간 기대치 조정의 문제여서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 탄력근로제 기간을 확대한다고 “총파업” 운운하며 싸우고 나서는 것보다는 이런 생산적 논의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
지난해 한국노동연구원 조사 결과에서 보듯 탄력근로제 활용 기업은 기업 숫자(3.2%)로나 해당 노동자 규모(4.3%)로나 그리 크지 않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확대되지 않으면 당장 기업들이 우루루 곤란한 상황을 맞는 것도 아닌데 노사 합의 없이 이 제도를 도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경영계의 요구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제 국회가 탄력근로제는 물론 곧 정부 최종안이 나올 최저임금 결정 체계 개편까지 중첩된 노동 현안을 매듭지어야 할 책임을 안게 됐다. 국회의 일방 결정이라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환경노동위원회가 노사 의견을 듣고 양측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는게 바람직하다. 그러려면 여야가 정치 공방을 거두고 서둘러 임시국회부터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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