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현금 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보유액은 기업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 상품, 장기 정기예금 등을 합친 것으로 향후 연구개발(R&D)은 물론 외부 기업 인수합병(M&A) 시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기업의 유용한 자산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 보유액은 총 104조 2,100억원으로, 전년 보다 (83조6,000억원)보다 24.7%나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이 100조원을 넘어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이 2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반도체 사업의 호조로 44조 3,400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한 게 가장 큰 요인이 됐다.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이 100조원을 넘어서면서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탄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거나 해외 반도체 업체를 인수해 경쟁사와의 초격차 전략을 더 벌이는 전략을 쓸 수도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AIㆍ반도체 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1년까지 총 18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키움증권은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인수가 이뤄질 경우 기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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