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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가까워야 인재 확보"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유력해지는 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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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가까워야 인재 확보"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유력해지는 용인

입력
2019.02.18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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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바라본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M14 공장. SK하이닉스 제공
하늘에서 바라본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M14 공장. SK하이닉스 제공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석ㆍ박사급 고급 인재들이 가려 하지 않을 겁니다. 지역 발전도 중요하지만 새로 생기는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쟁력 저하도 고민해 봐야 합니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

향후 10년 간 120조원이 투입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집적단지) 입지로 경기 용인시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에 신규 반도체 공장 4곳을 짓는 ‘직접 투자자’인 SK하이닉스가 “수도권 입지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비공식적으로 전달한 데다, 수도권에 대부분 입주해 있는 반도체 1,2차 협력사들도 효율성을 이유로 수도권 입지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 균형발전’과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사이에서 고민하던 정부도 클러스터의 수도권 입지 필요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현재 경기 용인과 이천, 충남 천안, 충북 청주, 경북 구미 등 5개 시가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유치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고 클러스터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후보 지역 중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곳은 서울과 가장 인접한 용인이다. 향후 10년 간 부지 비용을 제외한 100조원 이상을 클러스터에 투자할 ‘돈줄’ SK하이닉스가 서울과 가까운 경기 남부권을 공장 입지로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천도 수도권이지만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돼 있어 신규 공장 부지가 최대 6만㎡(약 1만8,000평)로 제한되는 약점이 있다. 반면 용인은 ‘공장총량규제’만 풀면 최대 410만㎡(약 124만평)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 최종 입지 선정은 정부의 권한이지만, 실질적으로 돈을 투자할 SK의 희망사항을 정부로서는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저작권 한국일보]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김경진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김경진 기자

SK하이닉스가 수도권 입지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석ㆍ박사급 우수 인력을 영입해야 하는 데 이들은 대부분 수도권 거주를 희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여러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는 우수 인재들은 서울에서 차로 1,2시간 거리 이내의 근무지를 선호한다”며 “국내 대다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주로 수도권에 본사나 생산시설을 두는 것은 인재 영입이라는 현실적 이유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반도체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1, 2차 협력사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는 현실적 상황도 정부로선 무시하기 어렵다. 세계 D램 생산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이 경기 용인시 기흥과 경기 이천에 각각 자리잡으면서 반도체 부품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주변에 모여들었다.

반도체 협력사 관계자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 새 클러스터가 생긴다면 협력사들도 근방에 사무실이나 생산 시설을 만들어야 해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반도체 생산 역량도 기흥ㆍ이천의 기존 지역과 새 클러스터가 들어설 지방으로 양분돼 반도체 생산역량을 한 곳에 모으겠다는 애초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클러스터 입지로 용인이 사실상 결정됐다는 이야기가 반도체 업계 안팎에서 확산되자 정부는 지난 13일 “클러스터 입지는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식 부인했고, 유치전에 나섰던 경북 등 후보 지자체들은 반복된 ‘수도권 몰아주기’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클러스터 조성으로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강화 해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를 잘 알고 있다”며 “다만 지역균형 발전도 무시할 수 없는 가치인 만큼 심사숙고해 최종 입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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