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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성추문 매캐릭 전 추기경 사제직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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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성추문 매캐릭 전 추기경 사제직 박탈

입력
2019.02.17 09:28
수정
2019.02.1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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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어도어 매캐릭 전 미국 추기경 

 성직서 쫓겨난 최고위직 사제 ‘불명예’ 

시어도어 매캐릭 전 미국 추기경. 로이터 연합뉴스
시어도어 매캐릭 전 미국 추기경. 로이터 연합뉴스

성추문에 연루된 시어도어 매캐릭(88) 전 미국 추기경이 결국 사제복을 벗게 됐다. 추기경이 성직을 박탈당한 것은 로마 가톨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교황청은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학대한 의혹 등을 받는 매캐릭 전 추기경의 사제직을 박탈한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교황청은 자체 조사 결과 그가 고해성사 도중 신자들에게 성적 행위를 요구했다는 의혹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매캐릭 전 추기경은 지난달 11일 유죄를 선고 받은 뒤 항소했지만, 지난 13일 항소법정이 유죄를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가톨릭계에서 신망이 두텁던 매캐릭 전 추기경은 미국 교회의 조사 결과 과거 10대 소년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가 인정돼 지난해 7월 추기경단에서 물러났다. 그는 미성년자뿐 아니라 성인 신학생들을 성적으로 학대한 의혹도 받아왔다. 50여 년 전 16세 소년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아무런 기억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다른 의혹과 관련해서는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매캐릭 전 추기경은 현재 캔자스주 외딴 수도원에서 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가 성직을 박탈당한 뒤에도 수도원에 머물 수 있는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가톨릭에서 사제직을 박탈당하면 미사를 접전하거나 성체 성사 등을 할 권리를 잃고, 교회로부터 재정지원도 받지 못한다.

이번 성추문은 지난해 8월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 출신인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의 폭로로 가톨릭교회의 보혁 갈등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판해온 보수파의 비가노 대주교는 당시 가톨릭 보수매체들에 편지를 보내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 직후부터 매캐릭 전 추기경의 성학대 의혹을 알았지만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교황청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정치적 조작극”, “중상모략”이라고 규정했다.

이번 조치와 관련해 교황청은 21일부터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최고 결정 기구인 주교회 의장들을 불러모아 교회 내 성학대 예방과 아동 보호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매캐릭 전 추기경뿐 아니라 세계 주요 지역에서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 학대 파문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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