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 대사로 거론되다가 낙마한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가 또다시 북한의 핵ㆍ미사일 전력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이기도 한 그는 15일(현지시간) 북한 함경남도 허천군 상남리의 미사일 운용 기지가 한국과 동아시아의 미국 기지를 위협하는 중장거리 미사일 기지로 운영 중인 실태를 분석, 공개했다. 조지프 버뮤데즈ㆍ리사 콜린스 연구원과 함께 작성한 이 보고서는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게재됐다. 지난해 11월12일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약 20곳의 미사일 기지 중 13곳을 확인했다며 소개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 보고서’와 지난달의 ‘신오리 미사일 기지 보고서’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신중한 대북 협상을 주문하는 세번째 보고서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상남리 기지는 평양에서 북동쪽으로 310㎞ 떨어져 있으며 무수단으로 불리는 화성-10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과 대대급 혹은 연대급 부대를 갖춘 기지다.
사거리가 3,000㎞가 넘는 화성-10의 배치는 동아시아는 물론 괌과 일본 오키나와에 배치된 미군까지 사정권에 넣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전략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상남리 기지는 대공포와 인근의 지대공 미사일 기지로 방어되고 있으며 화성-10의 잇단 시험발사 실패에 따라 성공적 시험발사가 이뤄진 IRBM 화성-12나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를 운용하는 전략군 부대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상남리는 북한이 운용하는 약 20개의 탄도미사일 기지로 그간 한 번도 북한 당국이 신고한 적이 없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또 상남리 기지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의제인 것 같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런 미사일 기지들에 대한 신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시험발사를 분명히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만 해체하는 쪽으로 잠정 합의가 이뤄지면 상남리 기지와 다른 탄도미사일 기지로 인한 미군과 한국에 대한 군사적 현존 위협이 모호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상남리에 미사일 갱도시설 공사를 벌인 것은 1999년부터 한국 언론에 보도됐다. 이후 상남리는 북한이 노동·스커드 미사일을 배치한 지역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이 유엔 차원에서 금지된 것은 맞지만 현재로선 북한의 미사일 신고 의무를 명시한 합의가 존재하지 않아 '미신고'라는 표현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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