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 ‘2강’인 신세계와 롯데가 지난해 실적을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신세계는 면세점과 화장품 사업이 성장하면서 연간 최대 매출을 올린 반면 롯데쇼핑은 마트 등의 매출 하락이 전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신세계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33.9%가 늘어난 5조1,81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3,970억원으로 14.8% 증가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앞서 14일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이 17조8,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25.5% 하락한 5,970억원으로 부진했다고 밝혔다.
신세계의 약진은 인천공항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연 면세점 사업과 ‘비디비치’ 등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 궤도에 오르면서 나타났다. 또한 백화점도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견고한 매출을 보이면서 실적으로 연결됐다. 신세계디에프는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지난해 2조8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에 비해 무려 118.3%의 신장률을 보였다. 영업이익도 37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사업이 호조를 이루면서 매출액이 14.6% 오른 1조2,633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도 55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18.3%가 올랐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1조8,03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국 백화점 점포 중 1위에 올랐다. 백화점업계 1위를 고수하던 롯데백화점 본점(명동)은 지난해 1조7,465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이마트가 대형마트인 할인점 사업부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 신세계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은 17조491억원으로 전년보다 9.9%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4,628억원으로 20.9% 감소했다고 14일 공시했다.
롯데는 마트 등 할인점과 슈퍼의 매출 하락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할인점은 지난해 매출이 0.1% 감소한 6조3,17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전년보다 79%나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영업이익이 -8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매출이 1조9,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하락했고, 621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소비의 양극화, 최저임금 인상, 중국 관광객 감소,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지속 성장 등 영업 환경이 악화된 면이 있다”며 “올해는 점포 효율화와 수익성 중심의 상품 경쟁력 확보 등으로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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