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이어 오르면서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국의 원유 생산량 확대로 국제유가가 박스권에 머물 거란 전망도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0%(0.51달러) 상승한 54.41달러에 거래됐다. 런던선물거래소(ICE)의 브렌트유도 같은 날 배럴당 64.56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1.49%(0.95달러) 뛴 금액이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WTI의 경우 지난 11일 배럴당 52.75달러에 거래됐으나, 12일 53.10달러, 13일 53.90달러로 사흘 연속 올랐다. 브렌트유 역시 같은 기간 배럴당 61.51달러→62.42달러→63.61달러→64.57달러로 상승세다. 지난달 국제유가의 배럴당 평균가격(WTI 51.55달러ㆍ브렌트유 60.24달러)보다 이달(1~14일 기준) 평균가격(WTI 53.67달러ㆍ브렌트유 62.58달러) 높다는 것도 국제유가의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미국과 중국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생산 감소, 미국 달러화의 약세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예상(0.2% 증가)과 달리 감소(전월대비 1.2%)하며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게 상승폭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전망을 잇달아 하향조정했던 분위기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7.5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올해 연 평균 가격을 종전 배럴당 70달러에서 62.50달러로 크게 낮춰 잡았다.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이행률이 높아지면서 원유 공급이 줄어들 거란 이유에서다. 실제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3월 산유량을 980만 배럴까지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1월 약속한 감산분량보다 50만 배럴 더 많은 수치다.
하지만 OPECD의 감산 노력이 시장에 실제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등은 2월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EIA는 미국의 2019년과 2020년 원유 생산량을 지난달 전망치 대비 각각 30만 배럴씩 높였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원유 공급 확대로 과거처럼 중동과 주요 산유국의 공급 감축 정책이 국제유가 급등을 불러올 가능성은 낮다”며 “올해 국제유가는 50~60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보이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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