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폭이 전월보다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규제 정책이 서서히 영향력을 넓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1조1,000억원으로, 전월(5조4,000억원)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는 디딤돌대출 등 정책모기지론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지난달 증가 폭은 최근 3년간 같은 기간 평균(1억6,000억원) 증가 수준에 비해서도 낮았다.
가계대출 둔화는 기본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주담대 증가규모는 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4조9,000억)과 비교했을 때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해 ‘9ㆍ13 부동산대책’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자 부동산 거래 절벽이 가속화 되고 있는 탓이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10월 1만호를 기록한 뒤 지난달에는 2,000호까지 뚝 떨어졌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담대를 제외한 기타대출의 경우 오히려 지난달 1조5,000억원 감소했다. 명절인 설 상여금 유입 등으로 신용대출 중심 부채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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