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액 29억달러 감소, 반도체에서만 22억달러
정부가 2개월 연속 반도체 업황에 대해 공식적인 우려를 나타냈다. 반도체 경기 하락이 우리 경제 성장에 최대 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평가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15일 ‘경제동향 1월호’(그린북)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작년 12월 생산은 전달에 비해 조정을 받았으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유지했고 지출은 소비가 견실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생산과 소비에서는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있다고 본 셈이다. 그러나 “투자와 수출은 조정 받는 모습이고 고용은 한 자릿수 취업자 증가에 그쳤다”며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함께 반도체 업황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그린북에서도 “전반적으로 수출ㆍ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ㆍ고용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ㆍ중 무역갈등,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로 '반도체 업황부진'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2개월 연속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견조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던 수출 상황도 이달엔 ‘조정’이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바뀌었다.
정부 내에서도 반도체 위기감이 고조되는 배경에는 그만큼 우리 경제에서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업황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1월 수출입동향 확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63억달러로 1년 전보다 5.9%(29억달러) 감소했는데, 반도체의 경우 전년(99억2,700만달러)보다 무려 22.6%(22억4,000만달러)가 줄어든 76억8,700만달러에 그쳤다. 반도체 수출액 감소가 전체 수출액 감소를 견인한 셈이다.
정부는 이달 중 수출활력제고대책을 마련해 수출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지만, 한번 꺾인 반도체 업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재부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혁신성장ㆍ일자리 창출 대책 및 2019년 경제정책 방향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수출 활력 제고 대책을 마련하는 등 경제 역동성ㆍ포용성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