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갈등’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중국인 여행객이 급감한 탓에 지난해 서비스수지가 2017년에 이어 또 다시 ‘역대급’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경상수지는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외환위기 이후 21년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2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경상수지 구성 항목 중 하나인 서비스수지는 지난해 297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최악의 적자(367억3,000만달러 적자)에 이은 역대 2위의 저조한 성적이다.
이는 서비스수지의 핵심인 여행수지의 부진 때문이다. 여행수지는 지난해 166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중국이 한국에 사드 보복을 하면서 2017년 3월부터 중국인단체관광객 수가 급감한 데 따른 여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807만명에서 재작년 416만명으로 반토막 났다가 지난해 478만명으로 소폭 회복되는 데 그쳤다. 이정용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과장은 “올해 서비스수지 역시 중국 당국이 어떤 대외정책을 취하느냐에 따라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ㆍ수입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1,118억7,000만달러)가 서비스수지 적자를 상쇄하면서 전체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했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764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폭도 전년(752억3천만달러)보다 확대됐다. 세계 교역 증대와 더불어 국내 반도체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그러나 12월 흑자 규모는 48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4월(13억6,000만달러)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었다. 상반기까지 호조세를 보였던 반도체 수출 실적이 연말 들어 둔화됐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력 상품의 단가가 하락하고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는 등 대외 여건이 좋지 못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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