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듀오 훈스가 의외의 계절인 겨울에 새로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훈스는 2016년 데뷔 이후 지난해에만 미니앨범 '90 BPM', 싱글 '단짠단짠', tvN 드라마 '계룡선녀전' OST '위드 커피(With Coffee)' 등을 발표하며 '달콤함의 대명사'이자 '스윗 듀오'로서의 색깔을 구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발라드의 계절이라는 겨울을 맞아 훈스가 새해 첫 신곡으로는 핑크빛을 잠시 내려놓고 짙은 감성의 신곡으로 리스너들과 만났다.
지난 11일 공개된 '이 별은 지나가는 중입니다'는 이별 후에 느끼는 공허함과 그리움을 하늘 위에서 반짝이는 별과 대비시켜 풀어낸 곡이다. '이별'과 '별'이라는 중의적인 표현을 서정적이고 애틋하게 표현했고, 이전까지의 포크, 보사노바, 재즈 장르와 또 다른 정통 발라드의 쓸쓸한 느낌을 기승전결이 뚜렷한 사운드와 벅차오르는 편곡으로 힘 있게 그려낸 것.
사실 훈스의 발라드는 신선하지만 낯설지 않다. 데뷔곡 '너에게 난'과 '내가 싫어진 거 알아'가 발라드 장르였기 때문. 실제로 소속사 MMO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훈스표 발라드에 대한 팬 분들의 꾸준한 요청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훈스는 오랜만에, 그리고 가장 적절한 시기에 발라드 신곡을 내면서 팬들에게 반가움을, 대중에게는 색다름을 선사했다.
신선함을 주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다른 가수와의 협업이다. 이번 '이 별은 지나가는 중입니다'에는 김윤희가 피처링, 위아더나잇 함병선(9z)이 작사로 참여했다. 멤버 이종훈이 작곡과 편곡으로 훈스의 색깔을 지켰고, 그 위에 함병선(9z)의 따뜻한 가사, 이상훈과 김윤희의 맑은 하모니가 더해지면서 노래는 청자와 화자를 모두 다독이는 듯한 느낌까지 풍긴다.
제각기 '한 감성 한다'고 인정 받는 이들의 조합이라는 점 또한 눈길을 끈다. 김윤희는 SBS '판타스틱 듀오'와 'K팝스타 6' 출연 및 이문세와의 듀엣 무대로 그 역량과 가능성을 증명한 여성 보컬이고, 함병선(9z)은 인디 신에서 충분히 자리매김한 위아더나잇의 노래 대부분을 작사하는 아티스트다. 이들 덕분에 훈스의 첫 컬래버레이션이 더욱 특별해졌다.
'이 별은 지나가는 중입니다'는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별한 음악 방송 활동이 없는 대신 훈스는 뮤직비디오를 라이브 클립으로 구성해 보는 감동까지 배가했다. 이처럼 달콤함과 애절함이라는 상반된 감정으로 모두 사랑받을 수 있는 건 훈스의 폭 넓은 소화력이 있어 가능했다. 스펙트럼의 확장 역시 훈스 두 멤버의 명품 호흡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이러한 훈스의 진가는 공연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훈스는 14일과 15일 서울 마포구 폼텍웍스홀에서 세 번째 단독 콘서트 '훈스윗데이-부제: 세레나데'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이제 막 시작된 2019년도 함께 해줄 팬들에게 진심을 담은 노래를 선물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만큼 '이 별은 지나가는 중입니다' 이후로 계속 이어질 훈스의 열일이 기대된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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