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 윤 센터장 집무실 공개
국내 응급의료 체계 발전에 헌신하다 설날 연휴 근무 도중 숨진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집무실 모습이 13일 공개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윤 센터장이 집무실 책상에 앉은 채 숨져 그를 발견한 부인이 괴로운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 공개를 미뤄왔는데,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공개를 결정하게 됐다.
사진을 보면 집무실은 책상, 테이블, 책장 등으로 단촐하게 이뤄져 있다. 커튼으로 가려진 한쪽 벽에는 윤 센터장이 간이 침대가 있다. 윤 센터장은 업무가 많아 평일엔 거의 집에 들어가지 않고 이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며 일을 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센터장을 추모하며 “사무실 한편에 오도카니 남은 주인 잃은 남루한 간이침대가 우리 가슴을 더 아프게 한다”고 한 바 있다. 실제 사진 속 책상 위에도 응급의료 관련 서류가 쌓여 있었다. 침대 옆 금색 보자기로 싼 선물은 설을 맞아 가족에게 전하려던 것이라고 한다.
서랍장 위에 놓인 닥터헬기 모형도 눈에 띈다. 이 닥터헬기는 이국종 교수가 오는 5월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도입 예정인 닥터헬기와 비슷한 기종으로 알려졌다. 윤 센터장은 국내 달터헬기 도입에 힘써왔다.
한편 국립중앙의료원 직원들은 윤 센터장의 집무실을 추모공간으로 영구 보존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향후 윤 센터장의 국가유공자 지정 여부를 보며 집무실의 보존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윤 센터장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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