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등 유망주 대표 발탁 주저 말아야”
오랜 시간 유소년 축구선수 육성에 힘 써 온 차범근(66) 전 감독이 북한 유소년축구 선수들에게도 힘을 실어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또 이강인(18ㆍ발렌시아) 같은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대표팀에 불러 자신감을 높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 전 감독은 13일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1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 유소년 선수 지원 의지를 전하면서 “머지않은 장래에 (현실이)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차 전 감독은 선수 은퇴 후 유소년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30년 넘게 자신의 이름을 건 시상식을 개최하는 등 남다른 사명감으로 유소년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선 남자 유소년선수 11명과 여자 유소년선수 1명, 지도자 1명 등 총 13명이 차범근 축구상을 수상했다. 차 전 감독은 “월드컵이 다시 아시아로 돌아오는 2030년쯤엔 남북이 하나의 팀으로 출전할 수 있지 않을지 기대해 본다”라면서 “이 자리에서 상을 받은 선수들이 잘 크면 2030년에 주인공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월드컵 8강을 이룬 북한과 4강을 이룬 한국이 만난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유럽무대에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이강인과 정우영(20ㆍ뮌헨), 백승호(22ㆍ지로나) 등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대표팀에 불러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20세도 되지 않았을 때 대표팀에 선발됐던 자신을 예로 들면서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 잠재력을 끌어내면 그건 막을 수 없다”며 “어린 선수 (대표팀)선발을 주저하는 건 한국축구가 발전하는 걸 막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지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끝으로 베테랑 기성용(30ㆍ뉴캐슬)과 구자철(30ㆍ아우크스부르크)이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데 대해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두 선수는 한국과 유럽의 경험을 모두 지닌 마지막 세대가 아닌가 싶다”라며 “젊은 선수들과 지도자의 가교 구실이 필요한 시대에 이들이 빠지는 건 걱정이 된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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