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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황금알 거위"... 식량에 눈돌리는 종합상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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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황금알 거위"... 식량에 눈돌리는 종합상사들

입력
2019.02.13 18:01
수정
2019.02.13 22:14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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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대우가 13일 우크라이나에 연 250만톤 처리 규모의 곡물터미널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식량사업 본격화를 위한 교두보를 구축했다. 오른쪽이 포스코대우 김영상 사장. 포스코대우 제공
포스코대우가 13일 우크라이나에 연 250만톤 처리 규모의 곡물터미널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식량사업 본격화를 위한 교두보를 구축했다. 오른쪽이 포스코대우 김영상 사장. 포스코대우 제공

포스코대우가 13일 우크라이나 물류기업인 오렉심 그룹이 보유한 곡물 수출터미널 지분 75%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기업 중 해외 곡물 수출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연간 250만톤 규모의 옥수수나 밀을 출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터미널은 곡물을 선적하기 전에 저장하는 일종의 창고로, 가격이 낮을 때 비축 해뒀다가 수요가 증가할 때 선적해 리스크(재고) 관리를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이 32.4㎏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인 7만8,000여명이 1년 간 먹을 수 있는 곡물을 유통하게 되는 셈이다.

상품 수출입의 첨병 역할을 하는 국내 종합상사들이 이번엔 식량 자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가별 식량 수급 불균형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어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중계 무역 관련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식량자원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대우는 우크라이나 곡물 터미널 인수를 통해 식량유통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420만톤 가량의 곡물을 거래해 2015년(84만톤)보다 유통량을 5배 이상 늘렸는데, 이번 인수로 단숨에 연간 250만톤을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연간 1,500만톤을 취급하는 한국 최대의 식량자원 기업을 목표로 농장, 가공, 물류 인프라에 이르는 식량사업 가치사슬을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 한국일보]세계 식량시장 규모_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세계 식량시장 규모_김경진기자

현대종합상사 역시 올해 캄보디아 프놈펜에 캄보디아 최초의 검역 시설을 갖춘 농산물유통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이미 2015년 프놈펜에 법인을 설립, 현지에서 153헥타르 규모의 망고농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매년 1,000톤에 달하는 망고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에 더해 가공과 유통까지 사업을 확대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LG상사도 지난해 말 761억원을 투자해 인도네시아에 있는 팜 농장 두 곳의 지분 95%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연간 7만톤에 달하는 팜오일을 생산하고 있는데, 올해는 이를 10만톤까지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종합상사들이 식량자원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보다 시장 전망이 밝은 데다 생산에서 유통까지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영역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는 식량산업의 시장 규모가 2020년 6조4,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같은 해 IT시장(3조5,000억 달러)과 자동차 시장(1조6,000억달러)의 1.7배, 3.6배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식량 가공과 유통은 수익성이 낮지만 안정적인 수요가 있는 ‘로우리스크-로우리턴(저위험-저수익)’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무역 분야에 광범위한 네트워크와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종합상사들에게 매우 적합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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