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이서 이진욱이 인제스피디움에서 캐딜락의 컴팩트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캐딜락 ATS 프리미엄의 시승에 나섰다. 평소 GM의 차량에 높은 호감도를 보였고, 또 GM 차량에 대한 경험이 많은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던 것이다.
KSF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과 벨로스터 터보 마스터즈, 아반떼 컵 등 국내 아마추어 및 프로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고, 또 최근에는 모터스포츠 해설 활동을 펼치고 있는 카레이서 이진욱은 과연 캐딜락 ATS 프리미엄을 어떻게 평가하게 될까?
*아래는 녹취를 기반으로 각색되었으며 편의상 구어체로 작성되었습니다.
숨길 수 없는 GM의 매력
GM의 차량들은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독특한 매력이 있다. 느리게 느껴지는데 막상 기록을 보면 엄청나게 빠르고, 또 부드러운 것 같으면서도 무척 견고한 느낌이 들도, 이러한 양면적이면서도 또 전체적으로 우수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솔직히 이러한 매력 덕분에 오래 전부터 이미 많은 GM 차량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또 지금도 보유하고 있다. 그 동안 레이스는 모두 현대기아차로 했지만 막상 일상을 위한 차량, 나를 위한 차량은 모두 GM의 차량(스파크, 카마로, 알페온, 볼트 EV)이었다.
본질을 지키며 변화를 거듭하는 캐딜락
개인적으로 GM 그룹에서 가장 매력적인 브랜드가 바로 캐딜락이라 생각한다. 특히 최근 캐딜락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아메리칸 럭셔리라는 그 본질과 같은 스스로의 자부심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치열함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한 변화와 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드라이빙의 감성, 퍼포먼스의 변화가 아주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흔히 미국차라고 한다면 직진 밖에 할 수 없는 차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2018년, 그리고 캐딜락 앞에서는 정말 편협하고 ‘반도 모르는’ 이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캐딜락 ATS이 좋은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직진은 여전히 잘하는 건 당연하고, 드라이빙 전반에 걸친 퍼포먼스가 대대적으로 상승해 동급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게다가 만듦새나 소재의 만족감 또한 살펴보면 정말 우수한 차량이라는 걸 단 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이후에 데뷔한 ‘최신의 캐딜락’ 또한 이러한 기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캐딜락 ATS, 인제스피디움을 만끽하다.
캐딜락 ATS의 보닛 아래에는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이 자리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대배기량 엔진으로 퍼포먼스를 구현했다면, ATS를 시점으로 ‘시대의 트렌드’라 할 수 있던 다운사이징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담아냈고, 그리고 그 퍼포먼스의 부분에 있어서도 무척이나 만족스럽다.
실제 코너를 빠져나와 직선이 보이는 순간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제원 상 272마력과 40.7kg.m의 토크가 발산되어 풍부한 가속력과 날카로운 사운드가 실내 공간을 채운다. 기본적인 가속력이 좋은데다가 엔진의 반응성이나 회전 질감 또한 정말 탁월하다.
개인적인 취향까지 반영된 내용이지만 ATS의 2.0L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은 출력이나 엔진의 반응, 회전 질감, 사운드는 물론이고 엔진의 전체적인 패키징을 보더라도 동급에서 가장 우수한 엔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이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8단 자동 변속기는 일상은 물론이고 서킷 주행에서도 확실한 매력을 과시한다. 일상 속에서는 정말 부드럽고 상냥한 변속기인 이 변속기는 ‘스포츠 모드’의 활성화와 함께 날카로움을 드러낸다. 변속 시에 기계적인 감성을 한껏 강조함과 동시에 특유의 기민한 업시프트로 가속력에 힘을 더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변속기가 정말 똑똑하다는 것이다. GM의 차량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정말 높은 페이스로 달리더라도 자동 변속 로직을 믿고 차량을 다룰 수 있을 정도로 ATS의 변속기는 빠른 학습과 이를 운용하는 재능을 갖췄다. 다만 마그네슘에 크롬을 씌운 그 패들을 조작하는 즐거움이 정말 크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패들에 손을 가져가게 된다.
일부에서는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는데, 캐딜락은 ‘트랙 만을 위한 차량’을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다. 게다가 다운시프트가 조금 소극적인 부분은 주행에서는 큰 의미가 없는 부분이다.
탁월한 코너링 퍼포먼스
캐딜락 ATS의 가장 큰 강점은 역시 코너링 퍼포먼스에 있다. 작고 견고한 차체, 그리고 후륜구동의 강점을 살리는 스티어링 휠 시스템은 일상과 트랙을 모두 아우르며 완성도 높은 모습이다. 실제 코너를 파고들 때 드라이버가 추구하는 라인에 맞춰 조향을 하면 ATS는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 그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향 반응이나 조향의 무게감, 그리고 노면에서 느껴지는 피드백이 정말 명료하고 ‘드라이빙을 위한’ 만큼 전달된다. 그런 와중에 불필요한 정보와 충격을 지워내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으니 더 만족스럽다.
하지만 조향 만으로 차량의 코너링 퍼포먼스가 완성되는 건 아니다. 캐딜락 ATS는 두 가지 무기를 갖고 있다.
바로 강력한 브레이크 시스템과 ATS 프리미엄 사양에 적용된 MRC(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다. 실제 ATS 프리미엄에는 브렘보에서 공급하는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이 브레이크는 말 그대로 캐딜락 ATS의 출력을 완전히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제동 성능은 물론이고 인제스피디움을 연이어 달리더라도 꾸준히 제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 내구성까지 갖추고 있다. 덕분에 드라이버는 코너 안쪽까지 더 과감히 ATS를 진입시킬 수 있고, 완벽한 밸런스의 제동을 통해 안정적인 코너 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이 조금 민감한 듯하지만 막상 제동을 해보면 페달 조작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드라이버에 조작에 맞춰 제동력을 조율하는 셋업임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하드 브레이킹 후에 페달을 섬세하게 들어 올리면서 차량의 밸런스를 다듬든 고성능 레이스카 스타일의 조작법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수준 높은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숙달되면 될 수록 코너 구간에서의 자신감을 보장한다.
여기에 MRC는 그 존재 자체가 무기가 된다. 흔히 '단단한 서스펜션 = 좋은 기록'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는 운전자들이 많은데 이는 정답이 아니다.
최근 모터스포츠 트렌드를 보면 한계는 깊으면서도 부드러운 성향으로 서스펜션을 다듬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라 할 수 있다. 일반적인 투어링카는 물론이고 고성능 GT나 LMP 등의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도 마찬가지다. 이런 관점에서 MRC는 필요할 때 충분히 부드럽고, 또 필요할 때 견고해지는 '양면성'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즉,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을 능동적으로 조율하여 차량의 퍼포먼스를 더욱 강화한다는 것이다.
실제 ATS 프리미엄은 서킷에서 '연석을 사용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 연석 진입 시에는 특유의 견고한 차체와 부드러운 서스펜션의 조합을 통해 진입 충격을 줄이며 보다 컴팩트한 레코드 라인을 그릴 수 있게 하고, 연석을 지나면서 올라오는 충격 이후의 '상하 움직임'은 MRC의 감쇄력 강화를 통해 단 번에 삭제시켜 '최적의 트랙션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이렇게 되니 코너링 상황에서 ATS는 보다 빠르게 기록을 단출시키는 마법을 부리게 된다.
프리미엄 세단의 가치와 스포츠카의 매력을 담다
캐딜락 ATS 프리미엄은 양면적인 차량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캐딜락 고유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부드러운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차량이지만 트랙 위에 오르면 그 어떤 스포츠카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 높은 드라이빙을 구현한다. 특히 코너링 퍼포먼스는 미국차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타파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모습이다. 물론 일부의 사람들은 GM 특유의 셋업과 운전자의 동등한 입장에서 조율을 하는 MRC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주행의 결과'는 ATS의 우수함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류가 아닌 독자적인 존재
캐딜락 ATS가 데뷔하자 많은 사람들이 ATS를 가리켜 당대 스포츠 세단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BMW 3 시리즈 킬러’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다. 하지만 나는 이 정의에 반대를 하고 싶다. 이유는 간단하다. 캐딜락 ATS는 BMW 3 시리즈를 노리고 개발된 아류작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ATS를 타보고, 이후의 캐딜락들을 경험해본다면 BMW 3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캐딜락 만의 맛’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개발 당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려는 캐딜락의 의지’와 노력이 담긴, 그리고 ‘앞으로 캐딜락이 선보일 드라이빙’을 가장 집약시키고, 응축한 것이 바로 이 ATS인 것이다. 캐딜락 만의 매력과 드라이빙, 그리고 만족감을 누리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바로 이 캐딜락 ATS일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카레이서 이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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