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야구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의 1차 지명을 받았던 ‘운동 천재’ 카일러 머리(22)가 야구 대신 미국프로풋볼(NFL) 쿼터백에 도전하기로 했다.
머리는 12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NFL 쿼터백이 되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했다”며 “풋볼은 내 삶의 사랑과 열정이었다”고 적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도 “머리가 오클랜드의 스프링캠프 참가를 포기하고 NFL을 택했다”고 전했다.
오클라호마대에서 야구와 풋볼을 겸업했던 머리는 지난해 6월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오클랜드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팀의 중견수로 2018년 51경기에서 타율 0.296 10홈런 47타점 10도루를 기록했고, 가능성을 확인한 오클랜드는 머리에게 계약금 466만달러(약 52억2,290만원)를 안겼다.
하지만 머리는 지난해 가을과 겨울 오클라호마대 풋볼팀의 주전 쿼터백으로 활약하며 대학풋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하이즈먼 트로피까지 받았다. 단숨에 그는 오는 4월 열리는 NFL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 후보로 떠올랐다.
선택지가 늘어난 머리는 진로를 두고 고민하다가 풋볼 선수의 길을 택했다. 오클랜드 구단 수뇌부가 머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나섰지만 소용 없었다. 머리는 “쿼터백으로 자라왔고, 리그에서 가능한 최고의 쿼터백이 되고 우승을 이끌기 위해 내 전부를 바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야구를 포기함에 따라 머리는 계약금 중 129만달러(14억5,000만원)를 오클랜드 구단에 돌려줘야 하지만 이 금액은 아쉬울 게 없다. NFL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뽑히면 계약금만 1,000만달러(112억4,20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머리를 놓친 오클랜드의 빌리 빈 부사장은 “2018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이후 머리가 엄청난 풋볼 시즌을 보내면서 상황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아쉬워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