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영 석유회사에 제재 가한 다음날
OPEC 사무총장에게 “전폭적인 지지 희망” 서신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로 위기에 처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모하마드 바킨도 OPEC 사무총장에게 서신을 보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불법적이고 자의적인 침략에 대항하고 있다”며 “OPEC 회원국들의 단결과 전폭적인 지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원국(베네수엘라)의 중요 자산을 (미국이) 뻔뻔스럽게 강탈한 것에 대해 공동으로 비난하기를 요구한다”고 썼다.
특히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제재가 OPEC의 다른 회원국들에 미칠 영향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서신에서 “미국의 경제제재가 전세계 에너지 시장과 다른 회원국에 미칠 영향에 근거해, 해결책을 찾는데 OPEC이 도움을 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OPEC은 어떠한 공식적인 성명도 발표하기를 거부했다”면서 “OPEC은 ‘정치’가 아니라 석유 ‘정책’에 관심이 있다”고 보도했다. OPEC은 지난해 이란이 미국의 제재에 대해 논의할 것을 요청했을 때에도 이를 거부하는 등 개별 회원국의 정치 분쟁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마두로 대통령 대신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달 28일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에 대한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PDVSA의 모든 자산이 동결됐고, PDVSA의 미국 내 자회사는 수익을 베네수엘라로 송금하지 못하게 됐다. 당시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이 ‘마두로 굶기기 작전’으로 퇴진 압박 수위를 극적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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