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에 불거진 폭력 및 성폭력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출범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스포츠혁신위원회 1차 회의를 열었다. 위원회는 시민단체와 체육계 추천을 받은 민간위원 15명과 문체부, 기획재정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등 당연직 위원 5명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민간위원 중심으로 운영되며, 정부는 위원회의 행정 등 지원 업무에만 참여한다.
이날 위원장으로 선임된 문경란(60)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수많은 선수들이 충격적인 일을 당했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각오로 위원장을 맡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위원회는 체육계 혁신의 첫 걸음으로 책임론을 내세웠다. 문 위원장은 “이처럼 심각한 문제가 제기됐는데, 누군가는 공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문제 인식을 위원들이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임 질 대상을 묻는 질문엔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체육계 폭력, 성폭력 파문과 관련해 시민단체 등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날 진천선수촌에서 “물러나는 게 무책임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현안을 책임지고 해결하는 게 내 의무”라고 사퇴론을 일축했다.
스포츠혁신위원회는 오는 6월까지 체육 분야 구조 혁신을 위한 세부과제를 도출하고, 내년 1월까지 부처별 세부과제 이행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문 위원장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되살리는 일”이라며 “올림픽 헌장 4조 ‘스포츠는 인권’이라는 구호는 단지 구호가 아니라 국민 개개인과 선수 한 명, 한 명이 존엄성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할 본연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과제가 굉장히 산적해있다”면서 “3개 분과위원회로 나눠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개선 방안이나 구체적인 제도, 새로운 대안 등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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