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옮겨진 60대, 생명 지장 없어
차 내부에 ‘카풀 저지’ 전단ㆍ메모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발한 택시기사가 또 분신을 시도했다. 최근 두 달 사이 세 번째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1일 오후 3시 50분쯤 국회 정문으로 진입하려던 개인택시 기사 김모(62)씨의 택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택시는 국회로 들어가기 전 다른 차량과 부딪힌 뒤 멈췄다. 화재 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김씨는 얼굴 화상 등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를 감식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화성 물질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유증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점으로 봐서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차 안에는 ‘카카오 앱을 지우자’ ‘카풀 저지’ 등의 내용이 담긴 전단이 있었고 조수석 보관함에서는 김씨가 카카오의 카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을 통해서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힐 계획”이라며 “메모에는 유서 같은 내용이 있어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개인택시 강남조합 소속인 김씨는 평소 카카오의 카풀 앱 도입 반대 활동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카풀 저지 집회에 참석한 뒤 천막농성장에 머물다 국회 앞으로 이동해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9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앞 도로에서는 택시기사 임모(64)씨가 차 안에서 분신했다. 지난해 12월 10일 택시기사 최모(57)씨도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국회 앞에서 분신을 했다. 이 두 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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