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버샤 “취임 첫날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트럼프 “얼어붙는데 지구온난화와 싸운다고?”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한 민주당 여성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이에 ‘기후 변화’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에이미 클로버샤 민주당 상원의원(미네소타)은 이날 미네소타주 미니애나폴리스의 미시시피강 유역에 있는 한 공원에서 열린 집회를 통해 내년 대선을 위한 민주당 후보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혔다. 실용주의 온건파 성향으로 검사 및 기업변호사 출신 3선 의원인 그는 “나는 광부의 손녀로서, 교사와 신문기자의 딸로서, 그리고 미네소타에서 뽑힌 미국의 첫 여성 상원으로서 여러분 앞에 섰다”며 “미국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커스틴 길리브랜드 상원의원(뉴욕),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등에 이어 민주당 여성 의원들 가운데 다섯 번째 출마 선언이었다.
클로버샤 의원은 그러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일을 끝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가운데 일부를 뒤집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취임 첫날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을 하겠다고 공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4개월여 만인 2017년 6월 초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 전 세계에 충격을 줬는데 이를 무효화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이다.
문제는 공교롭게도 클로버샤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 현장이 눈발이 휘날리는 곳이었다는 점이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다시 가입하겠다는 선언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다고 여길 법했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에이미 클로버샤는 눈보라와 얼음, 얼어붙는 기온 속에 서 있으면서 ‘지구온난화와 싸우겠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며 대선 출마를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나쁜 타이밍이다. 연설이 끝날 때까지 그는 눈사람처럼 보였다!”고 비꼬았다.
그러자 클로버샤 의원도 반박 트윗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과학은 나의 편이다. 기후변화(그리고 다른 많은 이슈들)에 대해 당신(트럼프 대통령)과 논쟁하길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눈보라 속에서 당신의 머리카락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고 찬 공기가 남하하는 바람에 이상한파가 찾아온 것이라는 과학계 주장에 근거,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에 대응한 셈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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