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 해에만 1,532명의 리우데자네리우(브라질) 시민들이 경찰에 의해 사망했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중무장한 경찰과 마약조직 간의 총격전과 즉결 처형을 일삼는 경찰의 진압작전에 애꿎은 시민들까지 희생당하고 있다.
화려한 문화관광산업으로 유명한 브라질 제2도시인 리우는 극심한 빈곤과 마약범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빈민촌인 ‘파벨라’들은 사실상 마약조직의 지배하에 들어간 지 오래다. 이에 리우 주정부는 범죄조직과 유착관계에 얽히고 부패한 기존 경찰을 대체하기 위해 2008년 ‘경찰평화유지대(UPP)’를 창설했다. 브라질 경찰특공대(BOPE)가 파벨라의 마약조직을 소탕하고 무장해제를 완료하면 평화유지대가 지역에 상주하며 안정화 작전을 펼친다.
새로운 치안정책의 효과로 2014년까지 리우의 범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13년까지는 경찰에 의한 사망자 수 역시 감소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평화유지대 도입 8년만인 2016년, 리우의 범죄율과 경찰에 의한 사망자 수는 평화유지대 도입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후 매해 전례가 없는 연간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리우 치안정책 실패의 이유로는 ‘예산부족’과 ‘신뢰상실’이 지목된다. 2015년 국가 재정 악화로 경찰 인력에게 제대로 된 수당이 지급되지 못해 대원들의 사기가 급감했다. 2013년에는 지역사회와 공존해야 할 평화유지대 마저 민간인 사상자를 내며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2017년 암암리에 행해지던 ‘즉결처형’이 시민들에 의해 공론화되며 평화유지대를 비롯한 경찰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찍었다. 같은 해 10살 소녀가 진압작전 중 발사된 총알에 머리를 관통 당해 사망한 사건은 동요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시민들의 불만에 정부가 제시한 답은 ‘강경책’이었다. 현재도 리우 내에서 군사 경찰은 불심검문과 재판 없는 처형을 일삼는다. 극우 성향인 신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는 진압작전 중 사상자를 낸 경찰에게 면책권을 준다는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에 대한 신뢰를 잃은 시민들은 경찰의 첩보활동에 협조하지 않고, 사살을 우선시하는 경찰의 진압방침에 조직원들이 평화적으로 항복하거나 수사에 응하는 경우도 사라졌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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