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기구로 운동하다가… 어린이 ‘홈트’ 사고 빈발

10세 미만 사고가 61.4%

[저작권 한국일보] 어린이 홈트 사고. 박구원 기자

김모(9) 군은 가정용 실내 자전거 위에 올라가려다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김 군은 팔꿈치 뼈가 부러져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이모(7) 양은 집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러닝머신을 이용하다 넘어져 인중이 찢어지고 눈 주변에도 피부 손상을 입었다.

최근 집안에서 간편하게 운동을 즐기는 ‘홈 트레이닝(홈트)’가 유행하면서 가정용 운동기구를 사용하다가 다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 피해 사례가 많아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2016~2018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홈트레이닝 관련 위해 사례는 207건으로 매년 60건 이상 접수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연령 확인이 가능한 사례가 202건인데 이 중 10세 미만 어린이 관련 사례가 124건(61.4%)을 차지했다. 10대 청소년(9.4%)까지 더하면 미성년자 사고 사례가 70% 이상이다. 특히 걸음마를 막 뗀 만 1~3세가 다친 사고가 62건이나 됐다. 소비자원은 1~3세 어린이들은 위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신체 근육 발달이 완전하지 못해 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봤다.

10세 미만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다친 운동기구는 실내 자전거(31.5%)였으며 아령(23.4%), 짐볼(19.3%), 러닝머신(19.3%) 등이 뒤를 이었다. 부상 유형 중에는 얼굴이나 팔, 다리가 찢어진 열상 사례가 47건(37.9%)으로 가장 많았고 타박상(25.0%), 골절(15.3%) 등도 다수였다.

모든 연령대의 사고 사례에서도 실내 자전거(29%), 러닝머신(25.1%), 아령(22.2%) 사고가 고루 발생했다. 실내 자전거는 이용 중 추락하는 사례가, 러닝머신은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사례가 가장 많았으며 아령을 떨어뜨리거나 짐볼 위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고 넘어지는 사례도 다수 접수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홈트레이닝에는 빠르게 작동하거나 무거운 운동기구가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알맞은 사용법, 보관법을 숙지해야 한다”며 “특히 어린이가 운동기구 주변에 머물거나 기구를 가지고 놀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어린이가 접근하지 않는 장소에서 기구를 보관해야 하고 사용 후엔 전원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연령별 홈트 사고 현황. 한국소비자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