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 빈센트 앨범이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수상작
수상 좌절됐지만 “방탄소년단 음악 주목” 해석도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기대를 모았던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앨범의 미국 ‘그래미 어워즈(그래미)’ 디자인상 수상이 좌절됐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미국레코딩예술과학아카데미(NAPAS)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연 제61회 시상식 사전 행사에서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부문 수상작으로 미국 가수인 세인트 빈센트의 앨범 ‘매세덕션’을 선정했다.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부문은 앨범 재킷 디자인 측면의 작품성을 가려 앨범 표지 제작자(사)에 주는 상이다. 이 부문 트로피는 세인트 빈센트의 앨범 표지를 디자인한 윌로 페런에 돌아갔다. 방탄소년단의 앨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는 한국 가수 앨범 최초로 이 부문 후보에 오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기, 승, 전, 결로 이어진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앨범 디자인은 국내 회사 허스키폭스가 제작했다.

음악이 아닌 표지이긴 하지만 한국 대중 가수의 앨범이 그래미의 조명을 받은 것은 최초다. 그래미는 비(非)영어권 앨범과 10대 아이돌 음악에 인색하기로 유명하다. 미국의 유명 가수인 저스틴 비버와 프랭크 오션 등이 ‘그래미는 젊은 아티스트를 대변하지 못한다’며 시상식 참여를 거부한 적이 있을 정도다.

기, 승, 전, 결로 연결된 방탄소년단 앨범. 각 'Y.O.U.R' 네 버전으로 제작돼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수상엔 실패했지만 그래미의 ‘벽’을 뚫고 한국 K팝 아이돌그룹의 앨범이 그래미 후보에 오른 건 의미있는 성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규탁 음악평론가는 “아메리칸뮤직어워즈와 빌보드뮤직어워즈와 비교해 보수적이고 비 미국 가수들에 배타적인 그래미에서 방탄소년단의 앨범을 후보작으로 거론했다는 건 방탄소년단이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는 그룹으로 성장했고, 주최 측이 방탄소년단의 음악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미국 유명 음악지 빌보드도 방탄소년단 앨범의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 부문 후보 지명을 두고 “앨범 콘셉트에 대한 방탄소년단의 헌신을 기리는 것”이란 평가를 한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2년에 걸쳐 시리즈 앨범을 내 ‘너를 사랑하라’는 뜻의 ‘러브 유어셀프’란 화두를 음악뿐 아니라 앨범 표지에 꾸준히 실었다. 기, 승, 전, 결로 이어진 이야기의 연속성을 표지에 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앨범에서 사랑을 깨닫게 되는 과정은 앨범 표지에서 간결한 선으로 꽃이 피고 지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뮤직비디오로만 선보인 ‘기 원더(起 Wonder)’에선 꽃봉오리가, ‘승 허(承 HER)’에선 활짝 핀 꽃이, ‘전 티어(轉 Tear)’에선 떨어지는 꽃잎이 그리고 마지막인 ‘결 앤서(結 Answer)’에선 떨어진 꽃잎이 하트 문양으로 변한다. 사랑의 설렘과 이별의 아픔을 거쳐 깨달은 진정한 사랑의 시작은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메시지의 시각적 은유다. 허스키폭스의 이두희 디자이너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기, 승, 전, 결의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앨범 배경색을 각각 달리 썼다”며 “ ‘전 티어’엔 이별의 슬픔을 검은색으로, ‘결 앤서’엔 자기애의 회복을 분홍빛 홀로그램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본 시상식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다.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외출로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에 모두 초청을 받은 첫 한국 가수가 됐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5월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받았고, 같은 해 10월엔 아메리칸 뮤직어워즈에서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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