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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부총리, 프랑스 향해 “불경죄 보듯 말라” 반박

입력
2019.02.1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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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조끼 둔 이탈리아-프랑스 외교갈등 격화

'노란 조끼' 시위대의 폭력화 양상에 반발한 '빨간 스카프' 시위대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맞불 집회를 갖고 가두 행진을 벌이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노란 조끼' 시위대의 폭력화 양상에 반발한 '빨간 스카프' 시위대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맞불 집회를 갖고 가두 행진을 벌이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디 마이오 이탈리아 부총리가 프랑스의 노란조끼 운동 지도부를 만난 자신에 대해 “외교적 결례를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던 프랑스를 향해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노란조끼 운동을 둔 프랑스와 이탈리아 간 외교 갈등의 수위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디 마이오 부총리는 10일(현지시간) 밀라노를 방문,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엠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노란조끼 운동 지도부를 만난 자신을 마치 불경죄(lese majeste)를 저지른 사람처럼 대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그는 “앙마르슈(프랑스 집권여당)의 의견에 공감하지 않는 정치세력이 유럽의회에 진출하려는 다른 세력과 대화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노란조끼 운동과의 만남이 지극히 정상적인 정치적 활동이라는 뜻이다. 동시에 프랑스 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노란조끼 운동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기도 하다.

프랑스-이탈리아 관계는 지난 5일 디 마이오 부총리가 파리에서 노란조끼 운동 지도부를 만난 뒤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프랑스에서 도략하는 노란조끼 운동 지도부와 유럽의회 의원 후보들을 만났다. 변화의 바람이 알프스를 가로지르고 있다”며 노란조끼운동 지도부를 공개 지지했고, 경악한 프랑스는 이틀만인 7일 이탈리아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는 초강수를 뒀다. 상대국에 주재하는 자국 대사 소환 조치는 수위가 가장 높은 외교적 항의 조치다. 프랑스가 이탈리아 주재 자국 대사를 불러들이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었다. 프랑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탈리아 정부의)최근 (내정) 개입은 용납할 수 없는 도발이다. 우방국의 민주적 선택에 대한 존중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프랑스와 대립 각을 세우고 있는 디 마이오 부총리는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의 지도자로 지난해 극우 정치세력인 ‘동맹’과 연정을 구성했다. 서유럽 최초로 극우와 포퓰리즘이 결합한 정권이 출범한 것이었다.

프랑스 입장에선 당연히 이탈리아의 극우-포퓰리즘 정권과 자국 내 노란조끼 운동 간 연대를 반길 수 없다. 이미 정치 세력화하고 있는 노란조끼 세력이 포퓰리즘을 표방하고 있는 이탈리아 정권과 힘을 합할 경우 유럽연합(EU) 내에서 여전히 이탈리아 보다 앞선 프랑스 서열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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