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남북동행포럼’서 분석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의전 형식이 유럽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태 전 공사는 이날 본인 블로그 ‘남북동행포럼’에 “김정은의 의전 형식이 공산국가들의 일반적인 형식에서 유럽 왕조국가들의 형식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전날 북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 김 위원장의 공연 관람 형식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인민군 창건 71주년을 맞아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별관에서 진행한 경축 공연을 무대 맞은편 2층에 마련된 귀빈석에 앉아 관람했다.
태 전 공사는 “이번에 공개한 당 중앙본부 별관 극장 객석 구조를 보니 발코니 구조로 된 유럽식이고 실제 김정은이 발코니에서 공연을 관람했다”며 “북한 등 일반적으로 공산국가들에서는 극장 객석구조가 사회계급을 반영하고 있다는 의식이 강하다. 그러므로 극장에 발코니가 있어도 지도자들은 공연 관람 시 관중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돼 있다”고 했다. 즉 “언제나 인민들 속에 있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주요 인사들의 관람석을 중심부에 정해놨던 과거 방식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15년 장룡식(공훈국가합창단장 겸 수석지휘자)이 영국에 왔을 때 로열 앨버트 홀 등 영국극장 발코니 구조를 설명해달라면서 연구하는 것을 보고 왜 그럴까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발코니에서 공연을 관람해보고 싶었던 김정은의 꿈이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 같다”며 “유럽에서 성장한 김정은으로서는 유럽 극장들에서 왕이나 그의 가족들이 일반 관중들과 휩쓸리지 않고 지상에서 공중에 떠 있는 발코니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대단히 멋있어 보였던 모양”이라는 나름의 분석도 곁들였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