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5박 8일 일정… 선거제 개혁안 마련 등 물밑 대화 있을 듯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ㆍ야 5당 지도부가 2차 북미정상회담을 보름가량 앞두고 미국 의회 주요 인사들과 만나기 위해 방미길에 올랐다. 한ㆍ미 동맹에 대한 의회 차원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2월 임시국회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여야 지도부가 동행 길에 나선 만큼 물밑 대화를 통해 국회 정상화 물꼬를 틀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문 의장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ㆍ정동영 민주평화당ㆍ이정미 정의당 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ㆍ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0일 5박 8일 일정으로 방미 순방에 나섰다. 이번 순방단에는 특히 국회 외교통일위 위원장인 한국당 강석호 의원과 여야 간사인 이수혁 민주당ㆍ김재경 한국당ㆍ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등도 포함됐다.
국회 대표단은 11일(현지시간)부터 워싱턴DC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 등 미 의회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한미동맹에 대한 의회 차원의 지지를 재확인할 예정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양국 정치권의 공조 방안도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당 지도부는 13일부터 이어지는 뉴욕ㆍ로스엔젤레스 일정에 불참하고 독자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나 원내대표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회담은 핵리스트를 신고하고 검증 받는 실효성 있는 비핵화의 큰 그림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며 “미 조야(朝野ㆍ정부와 민간) 인사들에게 주한미군 및 한미군사훈련은 한미동맹의 문제이므로 의제가 되어선 안 된다는 우려도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 5당 지도부가 긴 시간 동행하는 만큼 방미 기간 동안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밑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문 의장이 함께하는 만큼 1월말 처리 시한을 넘긴 선거제도 개혁안 마련과 사법제도 개혁, 일련의 민생경제법안 처리 등과 관련한 중재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의장은 앞선 7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 오찬 간담회에서 “국회 개혁과 현안 문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나경원ㆍ김관영 원내대표의 협상 파트너인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번 방미에 동행하지 않아 17일 귀국까지 협상 공백만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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