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에 ‘90일 휴전’ 종료… 14~15일 베이징서 고위급 회담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종결 시한이 2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협상 타결의 실마리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합의안 초안조차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음달 1일인 무역협상 시한이 연장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두 나라는 일단 14, 1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미국 측에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에선 류허(劉鶴) 당 정치국위원 겸 부총리가 각각 자국의 수석대표로 협상에 임한다. 이들은 지난달 30, 31일 미 워싱턴에서 열린 교섭을 토대로 관세ㆍ비관세 적용과 지적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등 각 분야에서의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협상은 양국 간 지난해 12월 이뤄진 ‘90일 간의 휴전’ 합의에 따라 정해진 무역 협상 시한을 불과 보름가량 앞둔 상황에서 열린다. 일정상 협상 시한 내 마지막 담판이 될 수도 있으나, 최종 합의안의 도출 전망은 밝지 않은 게 사실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의 포괄적인 합의를 위한 본질적인 요소들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양측은 어느 지점에서 동의하고, 어느 부분에서 동의하지 않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초안(draft)조차 갖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현재로선 합의안 도출을 위한 본격적인 ‘밀고 당기기’ 작업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미국 취재진과 만나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 계획이 없다”고 공식 발표한 것도 양측 간 논의가 협상 타결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이날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낙관적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미중 간 입장에는 상당한 거리(pretty sizable distance)가 있다”고 밝혔다.
미중 관세전쟁 종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무역 협상 시한 연장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협상 시한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시한이 유효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현재 상황이고,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고 9일 보도했다. 이번 고위급 협상을 통해 미중이 최종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도 있는 반면, 협상의 교착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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