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6위까지 처진 KB손해보험이 김정호(22)와 정동근(24) 등 이적생 두 명의 활약에 힘입어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KB손보는 지난 8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8~19 V리그 5라운드 삼성화재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올 시즌 삼성화재전 4연패 끝에 거둔 첫 승리였다. 지난달 25일 대한항공전에서는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고, 봄 배구 진출 희망을 이어가던 OK저축은행에도 승리하는 등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무엇보다 두 이적생의 활약이 돋보인다. 삼성화재 소속이었던 김정호는 지난해 11월 KB로 이적했고, 정동근은 삼성화재 신분으로 입대한 뒤 트레이드로 인해 전역 때는 KB 선수가 된 특이한 경우다. 이들 둘이 KB에 합류하면서 팀의 고질적인 약점인 서브 리시브가 안정됐다. 정상적인 리시브가 이뤄지자 세터 황택의의 주특기인 중앙 속공수 활용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권순찬 감독도 최근 상승세의 원인을 두 선수에서 찾고 있다. 권 감독은 “그 동안 팀 리시브가 매우 불안했다”면서 “(김)정호와 (정)동근이가 새로 팀에 합류하면서 리시브가 안정됐고 팀 분위기가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정호와 정동근은 각각 49.6%, 40.9%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 중이며, 디그도 최근 세 경기에서 20개를 합작하며 리베로 수준의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김정호의 활약이 눈부시다. 지난 2일 우리카드 전에서 7득점(공격 성공률 50%)으로 얼굴을 알리더니, 삼성화재 전에서는 11득점(62.5%)으로 정점을 찍었다. 권 감독은 “아직 완성된 선수는 아니지만, 2~3년 후 경험이 쌓이면 상당히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며 “키가 좀 작지만 배구 센스가 있고 기술도 좋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상승세가 리그 초반에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다. 권 감독은 “(김정호 정동근이) 트레이드 후 세터 황택의와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조금 길어졌다. 기간을 조금 당겼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김정호도 “KOVO컵에서 손을 다친 후 한달 만에 복귀했는데 그 동안 훈련을 못한 탓인지 근육도 많이 빠지고 몸 컨디션도 올라오지 않았다”면서 “트레이드 후에도 감각이 돌아오지 않았고 자신감마저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레이드 전보다) 코트에 나설 기회가 많아진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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