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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속눈썹에 이식? 갈대밭에 대나무 심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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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속눈썹에 이식? 갈대밭에 대나무 심는 격

입력
2019.02.0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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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로 속눈썹 자리에 이식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모발과 눈썹은 모양이 달라 인조 눈썹처럼 자연스러운 결이나 모발의 빈도를 맞추기가 어렵다. 대구 모제림외과 제공.
모발로 속눈썹 자리에 이식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모발과 눈썹은 모양이 달라 인조 눈썹처럼 자연스러운 결이나 모발의 빈도를 맞추기가 어렵다. 대구 모제림외과 제공.

대구 수성구에 사는 손영애(31ㆍ여)씨는 속눈썹 모발이식수술 후 부작용이 생겨 병원을 찾고 있다. 자신의 모발을 속눈썹에 이식하면 자연스럽고 풍성한 속눈썹을 얻을 수 있다는 인터넷 광고를 믿은 게 화근이었다. 하지만 가늘고 긴 속눈썹은커녕 삐뚤삐뚤 제멋대로 나는 속눈썹 때문에 눈을 감을 때마다 쓰라리고 염증까지 생겼다.

박영도 외과 전문의는 “최근 한 미용성형카페 중심으로 퍼진 속눈썹 이식 부작용 때문에 재수술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모발이식과 달리 제거하는 것은 쉽지 않은 데다 다소 생소한 시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한 미용성형카페를 중심으로 속눈썹 이식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속눈썹을 길게 하기 위해 자신의 모발을 떼어낸 후 속눈썹에 이식했다. 하지만 자연스럽다는 광고와는 달리 부자연스러운 모양과 송충이 가시처럼 튀어나온 모발이 눈꺼풀을 찔러 생기는 통증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속눈썹 이식은 모발이식의 일부분이다. 모발이식의 기원은 화상이나 흉터, 나병 등으로 빈약하거나 털이 모자라는 부분에 인체에서 가장 유사한 모발을 이식하는 법이다. 모발이식 방법은 탈모의 영향을 덜 받는 뒷머리의 모발을 떼어낸 후 탈모가 있는 부분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를 보일 수 있다. 눈썹도 이 같은 방법으로 이식을 한다.

하지만 그 외 부분은 기능적인 부분과 미용적인 부분의 조합이 맞아야 한다. 모발이식이나 눈썹이식의 경우 외향적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속눈썹 이식의 경우 눈의 기능적인 요소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수술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속눈썹은 모발보다 가늘고 밀도가 높은 데다 방향이 일정하다. 눈썹과 모발은 기능과 특징이 다르다. 속눈썹은 가늘지만 탄력이 있고 수분이나 오염물질에도 본래 모양을 유지할 만큼 강도가 강하다. 하지만 모발은 물이나 세안, 목욕 등 여러 가지 환경에 취약하기 때문에 속눈썹에 이식할 경우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이식 후 기존의 속눈썹과 동일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특히 눈썹과 속눈썹 이식은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 꾸준히 자라는 특성 때문에 자주 가위로 다듬어야 한다. 때문에 속눈썹 연장술이 귀찮아 속눈썹 이식을 하는 것이라면 자제해야 한다. 또 눈의 기능적인 부분, 눈물샘의 기능 등 여러 가지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 속눈썹의 밀도, 방향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두피나 눈썹과 달리 기능적인 면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신중하게 수술해야 한다. 만약 방향이 일정하지 않거나 양쪽 눈에 모발 생착률이 다르면 여러 가지 문제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구미에 사는 한 20대 여성은 “속눈썹 이식 후 모발이 듬성듬성 자라는 바람에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며 “눈꺼풀 부분은 제모도 되지 않는다는 말에 후회가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박 외과 전문의는 “속눈썹 이식의 경우 눈의 기능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단순히 미용적인 부분만 보고 시술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현재까지 모발이식 후 다시 제거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주의사항과 사후관리까지 충분히 숙지하고 수술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박영도 외과 전문의는 두피에 있는 모발의 경우 속눈썹의 기능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미용적인 목적으로 속눈썹 이식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모제림외과 제공.
박영도 외과 전문의는 두피에 있는 모발의 경우 속눈썹의 기능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미용적인 목적으로 속눈썹 이식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모제림외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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