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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 사회적경제가 간다] <9> 희망정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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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ㆍ경북 사회적경제가 간다] <9> 희망정거장

입력
2019.02.11 17:26
수정
2019.02.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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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선율이 흐르는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매드킨'이 음악공장 연말공연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희망정거장 제공
'매드킨'이 음악공장 연말공연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희망정거장 제공
'호우밴드'가 음악공장 연말공연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희망정거장 제공
'호우밴드'가 음악공장 연말공연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희망정거장 제공

“대구 시민에겐 멋진 공연을, 뮤지션들에겐 신나는 신명의 무대를 제공하는 진정한 희망의 정거장이 되겠다.” 지난해 출범한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기업 ‘희망정거장’. 류선희(45) 대표는 희망정거장이 선율로 가득한 공연문화중심도시 대구를 만드는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희망정거장이 설립된 것은 지난해 4월. 같은 해 12월 고용노동부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법인 설립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지역 공연문화를 선도하는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희망정거장의 키 스테이션은 중구 남산동 라이브홀인 ‘락왕’이다. 지난해 법인설립에 즈음해 매입한 소극장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자체 기획공연과 대관공연 등 방송ㆍ공연 콘텐츠 제작과 공연장 대관 사업, 청소년 진로 교육 등이 펼쳐진다.

희망정거장의 간판 콘텐츠는 매월 마지막 목요일에 열리는 라이브 콘서트 ‘음악공장’이다. 매번 3, 4팀이 출연해 1시간 30분 정도 열연한다. 지난해 4월 26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이달 28일 11회차를 맞는다. 지금까지 호우밴드 돈데크만 모노플로 매드킨 등 30여 개의 지역 뮤지션이 무대에 올랐다. 입장료는 2만원. 연인할인 부부할인 노인대학할인 등 다양한 할인혜택이 있어 웬만하면 1만원선에 관람할 수 있다.

아직 수입은 미미한 편이다. 류 대표는 “아직까지는 수입보다 더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 무대에 투자하는 비용이 커 계산기 상으로는 당연히 마이너스지만, 미래를 위해선 아낌없이 투자해야 할 부분이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 차려진 밥상이 아니라 지역민과 함께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엔 가족과 지인들이 찾는데 그쳐 채우기 버거웠던 350석 규모의 공연장은 입소문을 타고 찾아온 팬들로 채워지고 있다. 전석 매진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대구에는 홍대에서도 돋보일 정도의 훌륭한 실력을 갖춘 뮤지션들이 많지만, 오를 수 있는 무대가 적어 자기 돈을 써가며 음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는 류 대표는 “지역 뮤지션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공연하고, 스텝들도 열정 페이가 아닌 정당한 페이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갈 것이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보기 힘든 수준 높은 공연에 ‘믿고 듣는 공연’으로 홍보팀을 자처하고 나선 팬은 물론, 지역 방송국에서도 관심을 보내고 있다. 공연은 매주 3~4회, 1곡 분량으로 대구MBC에서 필러(TV나 라디오 방송에서 자투리 시간에 편성하는 영상 또는 음악) 형식으로 방송되고 있다. 반응이 좋아 공연 전체를 정규 프로그램화 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공연도 호평에 힘입어 올해는 1주년 기념 야외공연 이원생방송, 영덕 예주문화예술회관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공연 등 공연 콘텐츠 향상과 영역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기존 콘텐츠와 시너지 효과로 자연스레 수익 향상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추후, 버스를 개조해 찾아가는 공연 ‘고고버스’, 김광석길 등을 연계한 음악관광패키지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물건을 만들어 팔면 ‘모양과 색을 바꾸면 더 좋겠다’ 등 피드백이 쉽고 빠르지만 공연 콘텐츠는 그럴 수 없어 초반 많이 힘들었다”는 류 대표는 “공연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실력 있는 지역 뮤지션 발굴과 방송국 수준의 음향 등을 갖춘 공연장, 관객이 원하는 무대 구성에 집중했더니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고용노동부 산하 대구 공동체디자인연구소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출신이다. 그는 “사회적기업은 고용과 4대 보험료 제공 등의 조건으로 사업초기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사회적 기업들 간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력과 노하우 전수 등 더욱 든든하다”며 “각 지역별로 사회적기업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예비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 만큼 적극 도전해 볼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류선희 희망정거장 대표가 '음악공장' 포스터 앞에서 추후 공연 방향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 류선희 희망정거장 대표가 '음악공장' 포스터 앞에서 추후 공연 방향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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