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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불발에 종전선언 가능성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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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불발에 종전선언 가능성도 ‘뚝’

입력
2019.02.08 17:41
수정
2019.02.08 23:5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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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비핵화ㆍ무역 문제 분리 대응 가닥… 남북미중 회동 무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개최 가능성이 거론된 미중 정상회담이 이달에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무역 문제와 북핵 문제의 연결고리가 되는 데 대해 미국이 부담을 느낀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기대를 모았던 북중미ㆍ남북미중 연쇄 회동과 한반도 종전선언도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달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 뒤 “아마도 추후에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과 CNBC방송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앞서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미중 무역협상 시한인 3월1일 이전에 만날 것 같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북미중 3개국 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포함한 남북미중 4개국 정상 간 연쇄회동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는 모두 무산됐다. 또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 전환의 시발점이 될 종전선언도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이달 내 미중 정상회담 개최 불발에 대해 CNBC방송은 미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바로 미중 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안한 데 대해 백악관 참모들이 무역과 북핵 이슈를 병합하는 것에 반대하는 쪽으로 조언을 했다”고 전했다. 외견상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집중하다 보면 무역 문제를 매듭짓기 위한 미중 정상회담 준비가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댔지만, 실제로는 중국이 비핵화 논의를 무역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을 차단하고 두 가지 현안을 분리해 대응함으로써 비핵화와 무역협상 모두에서 성과를 내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사실 북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의 연쇄 개최는 미국에 비해 중국 쪽이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시나리오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달 4차 방중에서 보듯 근래 들어 북중 간 밀착이 부쩍 두드러지고 있고, 현실적으로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인 유엔 대북제재 실효성도 중국이 키를 쥐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시 주석을 베트남에서 만날 경우 의도와 무관하게 시 주석의 정치ㆍ외교적 위상을 강화시켜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중 정상회담의 연기를 양국 무역협상의 교착 혹은 실패로 해석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예상보다 진척 속도가 느리지만, 다음주 초에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은 열려 담판을 시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언론매체를 통해 미중 정상회담의 이달 내 개최 가능성을 흘린 뒤 고위급 무역협상이 임박한 시점에 정상회담 연기를 언급한 점을 들어 애초부터 대중 협상력 제고를 위한 기만전술이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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