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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1년] 이희범 조직위원장 “미투, 체육계 변화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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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1년] 이희범 조직위원장 “미투, 체육계 변화 계기 돼야”

입력
2019.02.09 07: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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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2일 조직위 해산… 1000억원 규모 기념재단 설립”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30년 만에 안방에서 성화가 불타오른 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2월 9일 개막해 17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막을 내린 평창동계올림픽에는 ‘역대 가장 성공한 올림픽’이라는 수식어가 달렸다. 그러나 대회가 끝나고 지난 1년간 성공 개최에 가려졌던 곪았던 곳들이 하나 둘 터지면서 평창의 유산엔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졌다.

조직위원회는 오는 3월 22일 해산하고 4월 2일부터는 청산법인이 들어와 마무리 작업에 돌입한다.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 속에 난파선의 선장을 맡아 무사히 대회를 치러낸 이희범(70) 조직위원장도 공식적으로 직함을 내려 놓는다. 그는 8일 본보와 통화에서 올림픽 1주년을 맞는 소회와 여러 현안에 대해 담담히 풀어놨다.

평창이 남긴 큰 숙제는 경기장 사후활용 방안이다. 현재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 등은 아직 불투명한데 정부가 뒤늦게 올림픽기념재단을 설립, 시설관리와 재정지원을 약속했다. 이 위원장은 “기념재단이 설립되면 시설이 그 쪽으로 귀속돼 책임지고 운영하는 주체가 생기고 재정적 뒷받침을 받는 등 전체적으로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위원회가 해산하면서 대회 잉여금 619억원을 내놓고, 정부와 강원도가 추가로 출연해 총 1,000억원 규모의 기념재단이 꾸려질 예정이다.

평창올림픽의 최대 성과는 남북 화합의 신호탄이었다. 국제 종합대회 최초로 단일팀을 꾸린 여자 아이스하키를 촉매제로 남북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국제대회(유도ㆍ핸드볼ㆍ탁구)에서도 잇달아 한 팀으로 출전했다. 이 위원장은 “여러 단일팀이 나오면서 남북 스포츠 교류가 빈번해진 건 굉장히 좋은 징조다. 지속된다면 한반도 지형지도가 많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빛’에 가려졌던 그림자도 얼마 되지 않아 속속 드러났다. 특히 심석희의 충격적인 성폭행 폭로는 ‘체육계 미투'로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면서 “미국도 그런 일(나사르 사건)이 있지 않았나. 모든 걸 들춰내고 털고 가는 수밖에 없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지만 한국 체육계가 더 투명하고 더 단단해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 문외한이던 이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정위원, 2026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평가위원으로 선정됐다. 그는 “도쿄올림픽부터 적용되는 ‘어젠다 2020’에 따르면 개최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분산 개최도 허용하고, 1개국 1도시 원칙도 완화돼 2026년 대회부터 그런 부분들이 많이 반영될 것이다”라면서 “2022년 베이징 대회도 설상 경기는 내몽골에서 열린다.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유치 도전에도 이런 추세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평창올림픽을 통해 빙상 종목에 치우쳐 있던 우리 동계스포츠의 저변이 넓어졌다. 베이징에선 15개 전 종목으로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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