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ㆍ서울서 동시에 기념식… 文대통령 “조선청년독립단 11명 기억”
“대한독립만세, 대한독립만세, 대한독립만세”
100년 전 일본 도쿄(東京) 한복판에서 조국 독립을 염원했던 만세 삼창이 다시 울려 퍼졌다. 8일 도쿄와 서울에서 동시에 열린 도쿄 2ㆍ8 독립선언 100주년을 기념한 자리에서다. 1919년 2.8 독립선언은 이후 3ㆍ1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이날 오전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의 재일본한국YMCA에선 2ㆍ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이 개최됐다. ‘2ㆍ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마련한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항일운동의 원동력이었던 재일 조선 유학생들의 애국심을 추모하고 인류 평화를 지향했던 이들의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이청길 재일본한국YMCA 이사장은 개식사에서 “2ㆍ8 독립선언은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을 세계만방에 선언함으로써 3ㆍ1 운동의 도화선이 됐고 상해 임시정부 수립과 독립운동에 영향을 줬다”며 “중국의 5ㆍ4 운동, 인도의 독립운동 등 제1차 세계대전 후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하는 각 나라의 민족 독립운동에도 기여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기념사에서 “올해는 대한민국이 걸어온 지난 100년을 기억하고 계승하며 이를 토대로 모든 국민이 함께 ‘새로운 미래, 희망의 100년’을 만들어 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한완상 3ㆍ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은 “2ㆍ8 독립정신을 박제화된 100년 전의 정신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평화의 정신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훈 주일 한국대사는 “2ㆍ8 독립선언은 항일의 결연한 의지와 함께 ‘정의와 자유를 기초로 한 민주주의 국가 건설’, ‘세계 평화와 인류문화 공헌’이라는 인류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일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러한 시기일수록 한일 정부는 역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아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도쿄한국학교합창단원들의 ‘2ㆍ8 독립선언의 노래’ 합창과 재일한국유학생 대표의 2ㆍ8 독립선언 낭독, 참석자 전원의 만세 삼창 등으로 진행됐다. 기념식에는 광복회원, 애국지사 유가족, 유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이 열린 재일본한국 YMCA 건물 2층에는 2ㆍ8 독립선언 기념자료실이 확장 개장했다. 도쿄에서 2ㆍ8 독립선언을 알리는 유일한 장소인 기념자료실에는 2ㆍ8 독립선언서의 내용과 당시 조선 유학생들에 대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같은 시각 서울YMCA 대강당에선 한국독립유공자협회가 주최한 ‘도쿄 2ㆍ8 독립선언 100주년 기념식’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이병구 국가보훈처 차장,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 400여명이 참석해 선열들의 애국심을 추모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페이스북에 ‘2ㆍ8 독립선언을 기리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오늘, 600여명의 조선 유학생들이 함박눈이 내리는 도쿄 조선YMCA 회관에 모여 일본의 심장 한가운데서 독립 만세를 외쳤다”며 “2ㆍ8 독립선언의 의미를 되새기며 3ㆍ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지는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리는 하루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립선언을 실행한 최팔용, 윤창석, 김도연, 이종근, 송계백, 김철수, 최근우, 백관수, 김상덕, 서춘 등 도쿄 조선청년독립단 열한 분의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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