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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비행기 아닌 특별열차로 베트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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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비행기 아닌 특별열차로 베트남까지?

입력
2019.02.08 16:37
수정
2019.02.08 23:5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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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외교가, 북미정상회담 개최 도시 미정에 온갖 추측 난무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2차 정상회담 후보지가 수도 하노이와 해안도시 다낭으로 좁혀진 가운데 6일 하노이의 북한대사관 앞을 베트남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릴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2차 정상회담 후보지가 수도 하노이와 해안도시 다낭으로 좁혀진 가운데 6일 하노이의 북한대사관 앞을 베트남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비행기가 아니라 전용열차가 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은 반드시 만날 것이다.”

베트남 하노이 외교가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둘러싸고 다양한 전망과 추측이 나오고 있다. 북미 관계 및 베트남의 외교ㆍ안보 상황을 토대로 한 정교한 분석도 있지만, 단순 억측 수준에 불과한 것도 많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이라고 발표한 뒤에도 사흘 넘게 개최도시를 정하지 못하는 것과 맞물려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하노이 외교가에서 나오는 가장 주목할 만한 분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육로’ 이동 가능성이다. 현지 소식통은 8일 “김 위원장이 회담장을 하노이로 고집하는 배경 중 하나는 이동수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용기 ‘참매 1호’ 대신 중국을 거쳐 특별열차로 오는 카드도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육로로 4,000여㎞에 달하는 거리지만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김 위원장 전용열차가 움직일 수는 있다. 평양-단둥-베이징-창사-난닝을 경유해 하노이로 연결되는 철도를 이용하면 약 60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하노이와 다낭 구간이 협궤인 게 걸림돌이다. 이 소식통은 “특별열차로 하노이까지는 올 수 있지만, (협궤 때문에)하노이서 791㎞ 떨어진 다낭까지 움직일 수 없다”고 전했다. 하노이-호찌민시(옛 사이공) 남북선(1,726㎞) 중 다낭은 중간에 위치해 있으며, 프랑스 식민정부는 건설 당시 협궤를 채택했다.

김 위원장이 육로로 이동한다면 대내외에 ‘개혁개방 현장 시찰’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발신할 수 있다. 하지만 ‘거사’를 앞두고 이 같은 강행군을 벌일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소식통도 “전용열차가 아닌 중국의 고속철을 중간에 이용해도 30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라며 “선대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젊은 지도자가 옛 방식을 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고소공포증으로 생전 비행기 타기를 꺼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2000년 열차로 모스크바를 방문한 바 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평양과 모스크바 왕복 거리는 지구 반 바퀴에 해당하는 약 2만㎞에 이른다. 당시 왕복에 24일이 걸렸다.

북미 정상의 도착 일정 및 동선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베트남 입국 일정을 밝힌 만큼, 이에 앞서 베트남 국빈방문 가능성이 있는 김 위원장은 24일 입국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하노이 방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 9월 쩐 다이 꽝 국가주석 사망 이후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이 주석직을 겸하고 있는 만큼 최소한 면담은 이뤄질 것이라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쫑 서기장의 방미 계획이 추진되다 2차 북미회담 장소로 베트남이 낙점되면서 보류된 것으로 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쫑 서기장과의 면담은 기정 사실”이라고 말했다. 작년 1차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두 정상이 차례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면담을 가진 바 있다.

쫑 서기장의 동선도 베트남에서는 관심사다. 미국이 원하는 다낭으로 쫑 서기장이 날아가 북미 두 정상을 맞거나, 하노이로 트럼프 대통령이 와서 쫑 서기장을 면담하고 북미정상회담을 하는 상황 모두를 염두에 두고 베트남 실무진들이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노이 외교가 관계자는 “지난해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서 회담이 열린 땐 전혀 문제가 안됐던 것들”이라며 “개최도시가 확정되지 않고 있는 것은 ‘밀당’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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