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도 미세먼지 발생에 몸살
디젤차 사용과 경작지 소각 등이 주 원인
태국도 우리나라처럼 극심한 미세먼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라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빨래 건조기 등이 태국 국민들 사이에서 필수 가전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9일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부터 태국 방콕 및 인근 수도권 지역의 초미세먼지(PM 2.5)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매체는 실시간 대기질 측정 사이트인 에어비주얼의 자료를 인용, 지난달 14일 오전10시14분 기준 태국 방콕의 대기오염지수(AQI)가 182를 기해 아시아에서 공기가 나쁘기로 유명한 뉴델리(인도), 베이징(중국), 자카르타(인도네시아)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태국 쭐라롱껀 대학교 교통연구소장은 “구형 디젤 자동차 엔진의 불완전 연소가 미세먼지 발생의 주원인”이라며 “현재 절기상 건기이며 겨울에 해당해 공기순환이 더디게 이루어지는 점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 내 미세먼지 오염은 디젤 차량 사용(52%)과 쓰레기 또는 경작지 소각행위(35%) 등이 주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에서는 시민들의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방콕시장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이틀간 방콕 내 437개에 달하는 모든 학교에 임시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일부 사기업에서는 취약계층(지병보유자, 관련 알레르기 환자, 임산부 등)에 대하여 임시 재택근무를 허용하거나 출퇴근 시간 또는 중식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국 국민들 사이에서도 일본과 우리나라처럼 입을 가리는 마스크를 쓰는 게 흔해지고 있다. 태국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라자다에 따르면 지난달 미세먼지 필터링이 가능한 N95 마스크 판매량이 240배 증가했다. 현재 N95 마스크는 여러 매장에서 품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청정기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현지 온라인 마케팅 전문지 마케티어에서 인용한 LG전자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이후 태국 내 공기청정기 판매는 증가세에 있다. 태국에서 판매되는 공기청정기는 1만 밧(319달러) 이하 제품이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빨래 건조기 판매세도 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지난해 기준 태국 가정 내 세탁기 보급률은 37.6%, 빨래 건조기 보급률은 2.5%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태국 빨래 건조기 시장규모는 20억 9070만 밧(6,681만8,800달러)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최근 방콕과 수도권 지역의 심각한 미세먼지 문제로 인하여 태국정부와 태국인, 태국 거주자들 사이에서 환경문제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의 판매가 급등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빨래 건조기, 에코차량, 건물 외부에 장착할 수 있는 스프레이 기기, 스프레이 노즐 등에 대한 수요도 동반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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