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한국 경제 늪이 되다] <4> 임금근로자 확대가 답이다
직원은 교육받아 역량 높이고, 실업자는 경험 쌓아 취업 발판, 기업은 대체인력 확보 가능
게티이미지뱅크

일을 하면서 교육훈련을 받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2017년 교육부의 평생학습 개인실태조사 결과, 평생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로 응답자의 72.5%가 직장업무와 가족부양에 따른 ‘시간부족’을 꼽았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 직장인 중 교육훈련에 참여한 비중은 30.8%로 유럽연합(EU) 직장인(40.8%)보다 10%포인트나 낮다. 한국에선 재직자 교육훈련이 활성화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재직자가 교육훈련을 받을 시간이 주어진다면 역량 저하로 주된 일자리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이른 나이에 실업자가 되거나 섣불리 창업을 선택하는 일도 줄지 않을까.

덴마크의 잡로테이션(Job Rotation)은 정부가 주도해 재직자 교육훈련을 활성화한 대표적인 직업훈련제도다. 5년에 한 번 3~6개월 가량 재직자가 임금을 그대로 받으면서 외부에서 교육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 자리는 실업자와 청년 등을 단기 고용해 직업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덴마크에서 잡로테이션은 1980년대 말에 처음 도입된 이후 소폭 개편을 거쳐 2006년 현재와 같은 형태로 자리잡았다. 2013년 한 해 동안 1만명 가량(경제활동인구 289만명)이 교육을 위해 쉬는 재직자를 대신해 일하는 등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스웨덴, 독일, 오스트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이 제도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제도를 성공으로 이끈건 기업의 호응 여부였다. 덴마크 정부는 기업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기업의 재정적ㆍ행정적 부담 경감에 진력했다. 대체인력에게 충분한 지원금(실업급여 상한액의 약 1.6배)을 주었고 기업이 적합한 대체근로자를 찾는 데 필요한 여러 행정업무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재직자에게 교육훈련 기회를 주는 공공기관 대부분이 무상으로 훈련을 시킨 점도 특징이다.

잡로테이션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기업-재직자-대체근로자 등 3개 참여 주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재직자는 기술 변화에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은 경쟁력 있는 인력풀을 확보하게 되며, 대체근로자는 현장경험으로 향후 취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병원,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제도가 활용되는데 그 중에서도 저숙련, 저임금 노동자의 잡로테이션 참여가 활발해, 취약계층의 고용을 늘리거나 역량을 개발하는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재직자 교육훈련과 실업자 직업경험 제공을 두 축으로 하는 잡로테이션을 우리 실정에 맞도록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국내에서는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재직자의 6개월 이상 장기 유급휴가훈련을 지원하면 휴가자 1인당 1,0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했다. 29명이 참여하는 소규모 시범사업 수준이었지만, 사업 효과를 평가해 올해도 계속할 계획이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미래인재ㆍ자격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본부장)은 “성장ㆍ유망산업 내 중소기업에 한해 한국형 잡로테이션을 도입하면 재직자 역량 개발과 기업 성장의 선순환을 만들 수도 있고, 청년고용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