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솔다드 브라비 등 지음ㆍ맹슬기 옮김
한빛비즈 발행ㆍ164쪽ㆍ1만4,000원
18세기 프랑스의 여인 올랭프 드 구즈(1748~1793)는 상류층 사교모임을 주도하며 ‘남녀는 평등하다’ 등 당시에는 파격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구즈는 1792년 발발한 프랑스혁명의 열기를 타고 남성의 권리를 여성에게도 그대로 적용해야 된다는 내용이 담긴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이라는 선언문을 작성 발표했다. 파격적인 선언문 때문에 구즈는 유죄선고를 받았고, 단두대에서 처형당했다. 여성을 향해 행해진, 어처구니 없는 일은 구즈의 경우 말고도 수없이 많다.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는 이런 성차별의 역사를 단순한 그림과 짧은 글로 명쾌하게 서술한다.
여성 차별의 근원은 무지다. 종족번식과 관련해 시각적으로 유의미한 건 정액뿐.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이뤄진다는 지식이 없었으니 ‘씨를 뿌리는’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수렵을 하며 남성들은 권력을 움켜쥐었고, 남성의 전횡과 여성의 고난은 죽 이어졌다. 책은 여성의 지위가 투쟁과 반동의 반복 속에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전한다. 프랑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솔다드 브라비와 유명 패션잡지 엘르의 편집위원 도로테 베르네르가 함께 지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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