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북중미, 남미 대륙 축구연맹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도 국가대항 축구 리그전(네이션스리그)을 출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국제축구연맹(FIFA)가 구상 중인 ‘글로벌 네이션스리그(가칭)’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쏠린다.
FIFA는 지난해부터 대륙간 클럽 최강자전인 클럽월드컵을 확대 개편하고 새로운 국가대항전 창설 추진 목표를 드러냈다. 현재 유럽축구연맹(UEFA)에서 시행 중인 네이션스리그를 전 대륙으로 확대하고, 대륙별 상위 팀들을 모아 ‘미니 월드컵’에 비유되는 글로벌 네이션스리그를 치르겠단 구상이다.
이 같은 FIFA의 적극적인 움직임엔 최근 수년 새 국제 축구계에 손을 뻗어 영향력을 키워 나가는 일본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약속이 큰 동력이 됐단 분석이다. 실제 FIFA는 지난해 일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비롯한 아시아ㆍ중동 투자자들로 이뤄진 컨소시엄으로부터 250억 달러(약 27조원)의 투자를 약속 받아 국제대회 체질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오는 6월 5일(현지시간) 열리는 차기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국제대회 추진 계획은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수년 내 아시아 대륙단위 네이션스리그가 펼쳐진다고 해도, AFC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 붓는 자국기업들을 등에 업은 일본의 입김은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끝난 2018 AFC 아시안컵 무대에서도 일본 기업은 KDDI를 비롯해 세존카드(Saison card), 토요타자동차, 아사히신문, 패밀리마트, 마키타, 니콘까지 7개 기업이 광고판을 내걸었다. AFC는 대회 상금이 아예 없었던 이전과 달리 이번 대회에선 총 상금 1,480만 달러(약 167억원), 우승상금 500만 달러(57억원)를 내걸며 ‘재팬 머니(Japan money)’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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