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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철거 압력’ 피해 사유지에 위안부 동상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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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철거 압력’ 피해 사유지에 위안부 동상 건립

입력
2019.02.07 13:3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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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필리핀 마닐라에 세워졌다가 지난해 4월 일본 정부의 항의로 철거된 위안부 동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7년 12월 필리핀 마닐라에 세워졌다가 지난해 4월 일본 정부의 항의로 철거된 위안부 동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필리핀의 인권운동가가 자신의 사유지에 필리핀 출신 일본군 위안부 동상을 건립했다. 필리핀에선 위안부 동상이 건립된 후 일본 측의 항의로 두 차례 철거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사유지에 세워 철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지난 5일 필리핀의 유명 관광지인 보라카이의 관문인 파나이섬 북부 카티클란 부두 인근에서 일본군 점령 당시 필리핀 위안부 두 명을 모델로 한 동상의 제막식이 열렸다. 동상은 인권운동가인 넬리아 산초(67)씨가 사비와 기부금을 포함해 총 70만 페소(약 1,500만원)를 들여 지난해 7월 동상을 완성했다. 동상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성 노예 필리핀 위안부’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제막식에는 산초씨가 필리핀 대표를 맡고 있는 ‘일본의 과거 청산을 요구하는 국제연대협의회(ISCR)’관계자 등 한국과 북한, 중국, 대만, 일본에서 20여명이 참석했다. 현지 고등학생 70여명도 참석해 위안부가 강제 연행되는 장면을 묘사한 안무를 선보였고 위안부를 추모하는 시를 낭독했다.

산초씨는 자신이 소유한 주차장 한 쪽에 동상을 설치하고, “이렇게 하면 철거 압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사유지에 위안부 동상을 설치한 것은 필리핀에 세워진 위안부 동상이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철거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북부 라구나주(州) 산페드로시는 지난해 12월 28일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했으나 이틀 만에 철거했다. 의자에 한복을 입은 단발머리 소녀가 앉아 있는 동상으로 2011년 12월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세운 것과 같은 모양이다. 주필리핀 일본대사관은 이에 “이번 경우를 포함해 다른 국가들에 위안부 조각상을 세우는 것은 매우 유감이며 일본 정부의 입장과도 배치된다”고 항의하자 전격 철거했다. 2017년 12월 설치된 마닐라 위안부 피해자 추모 동상도 지난해 4월 일본 측의 강력한 요청이 있은 뒤 기습 철거됐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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